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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가 뿌린 씨앗 아들이 꽃피워”…LG 구광모, 디자인경영 2.0 시대 ‘활짝’

“아버지가 뿌린 씨앗 아들이 꽃피워”…LG 구광모, 디자인경영 2.0 시대 ‘활짝’

기사승인 2020. 06. 1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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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구본무 회장, 디오스·휘센·트롬 등 제품에 브랜드 개념 적용
구광모 회장, 다양한 색상·세심한 고객 배려 등 디테일한 차별화
올들어 다양한 디자인 제품 선보이며 LG 경쟁력 이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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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들어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디자인경영’이 꽃을 피우고 있다. 오는 29일이면 회장 취임 2주년을 맞는 구 회장은 고(故) 구본무 회장이 다져놓은 ‘디자인경영’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LG 디자인경영 2.0 시대’를 열고 있다. 부친인 구본무 회장이 ‘디오스’, ‘휘센’, ‘트롬’ 등 가전제품에 브랜드 개념을 넣었다면, 구광모 회장은 더욱 발전시켜 기존에 볼 수 없는 색상·외형 등의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18일 LG그룹 관계자는 “지난해 신년사에서 구광모 회장은 ‘고객가치’에 대해서 언급했고, 올해는 이를 바탕으로 고객가치의 실현을 강조했다”면서 “고객이 LG제품을 처음 접하며 인상을 남기는 것이 곧 ‘디자인’이기 때문에 그 방향성에 맞춰 디자인경영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구 회장이 지난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올해 첫 현장경영으로 서초 연구개발(R&D) 캠퍼스 내 디자인경영센터를 택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이 자리에서 “디자인이야말로 고객경험과 감동을 완성하는 모든 과정”이라면서 “고객의 시선을 사로잡고, 가슴을 뛰게 하고, 다음 제품까지 기대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자신의 디자인철학을 내보이기도 했다.

최근 가전업계는 기술력이 상향평준화되면서 기능적인 차별성이 옅어져 변별력이 사라지고 있다. 고객의 지갑을 여느냐 마느냐는 곧 디자인에서 판가름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개인의 개성을 살린 맞춤형이나 다양한 색상, 고객에 대한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기능 등 과거 고객편의나 성능에 초점을 맞춘 디자인과 조금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가전제품은 고객들이 가려웠던 디테일한 부분까지 긁어주고 있다”면서 “세탁기·건조기 일체형인 LG 트롬 워시타워를 봐도 건조기와 세탁기를 위아래로 설치할 경우 작동이 불편했던 주부들의 마음을 헤아려 중간에 작동 패널을 넣고 높이를 8.7cm 낮추면서 이용을 편리하게 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색상도 화이트와 블랙에서 확장해 미국의 색채연구소 ‘팬톤’과 협업, 샌드베이지·코랄핑크·포레스트 그린 등을 추가했다.

계속된 적자로 LG의 ‘아픈손가락’인 휴대폰에서도 구 회장의 ‘디자인경영 2.0’ 시대를 맞아 디자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지난 4월 출시한 ‘LG 벨벳’은 과거 ‘초콜릿폰의 영광’을 재현해 디자인에 차별화 포인트를 뒀다. 최근 유럽까지 출시를 확대하며 색상을 10개까지 늘렸다. 이동통신사 전용 모델은 뒷면 하단에 LG로고와 문자를 지우는 파격 행보를 보이기도 했다.

2016년 구본무 회장 시절 탄생한 초프리미엄 브랜드 ‘시그니처’는 올해 더욱 정제된 디자인으로 고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최근 출시된 LG 시그니처 와인셀러는 고객의 편의에 따라 문여는 방향까지 설정할 수 있게 제작됐다. 에어컨은 공기를 형상화한 원형과 절제된 직선으로 제품을 표현했다.

이 외에도 가전에 가구의 콘셉트를 접목시켜 2018년 탄생한 프리미엄 프라이빗 브랜드 ‘오브제’도 특정 고객층에게 호응을 얻으며 판매망 확대를 노리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시그니처는 LG전자의 차별화한 기술과 디자인을 널리 알려 브랜드 가치를 올려 다른 라인의 제품 판매 효과로 이어져 전체 매출 증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2016년 시그니처 론칭 후 LG전자의 H&A 사업본부의 매출은 2016년 17조2342억원에서 2019년 21조5155억원으로 계속해서 오르며 구 회장의 디자인경영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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