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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뒷담화] 삼성이 견제하는 LG전자 가전의 힘 원동력은

[취재뒷담화] 삼성이 견제하는 LG전자 가전의 힘 원동력은

기사승인 2020. 05. 2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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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D모터
LG전자의 DD모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사업적 규모를 단순 비교하면 차이는 극명합니다. 매출·수익성에 있어 따라올 수 없는 반도체나 스마트폰 사업 모두 삼성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가전만큼은 상황이 역전됩니다. 그래서일까요. LG전자에 대한 삼성전자의 견제도 심하지요. 가전을 놓고 양사의 자존심 대결을 계속해서 벌이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이런 LG전자의 가전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올까요.

그 분기점은 1997년 외환위기(IMF) 당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모든 기업들이 인력을 감축하거나 비핵심 사업을 축소하던 시기에 LG전자는 생활가전만큼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LG전자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LG전자는 세계적인 투자자문회사에서 생활가전 매각을 권고받았다고 합니다. 교체주기도 길고, 가구당 1대씩 쓰는 제품으로는 성장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LG전자는 가전에 대한 믿음으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여기엔 김쌍수 전 LG전자 부회장의 숨은 공이 큽니다. 당시 LG전자 리빙시스템 사업본부장이던 그는 경쟁사가 인력조정에 나설 때 창원 공장 가동률을 그대로 유지하며 기술자들의 이탈을 막았습니다. 현재도 가전제품의 핵심부품인 모터와 컴프레셔(압축기)는 창원공장에서 내재화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LG전자는 1998년 세계최초로 모터와 세탁통을 별도 부품 없이 직접 연결하는 DD(다이렉트 드라이브)모터를 세탁기에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고, 2001년에는 직선운동으로 압축하는 기술의 리니어 컴프레셔를 개발합니다. 컴프레셔는 에어컨·냉장고 등 온도관리가 필요한 가전제품의 핵심부품인데 리니어 컴프레셔는 기존 회전운동으로 하던 방식보다 에너지 손실이 적어 효율적입니다.

이 기술들은 단시간에 완성되지 않습니다. 끊임없는 투자와 축적된 기술력이 필요합니다. LG전자는 50년 넘게 모터와 컴프레셔의 투자만큼은 끊임없이 유지하고 있습니다.

반도체와 스마트폰 사업에서 한국을 따라잡고 있는 중국이 백색가전에서 힘을 쓰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백색가전은 다른 전자제품의 사업과 달리 일종의 아날로그 영역으로 도자기를 빚듯 많이 만들어 기술이 축적되지 않으면 단시간에 따라잡을 수 없습니다.

할머니 세대의 “모다(모터) 달린 가전은 LG”라는 말이 괜히 지금까지 이어져오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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