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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5대 금융에 올려놨지만…중앙회 영향력서 자유롭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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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금융, 5대 금융에 올려놨지만…중앙회 영향력서 자유롭지 못해

기사승인 2020. 05. 2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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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신충식부터 김광수까지 농협금융을 이끌었던 역대 회장들
신충식·신동규, 초기 사업 구축
임종룡, 비은행 포트폴리오 완성
김용환, 부실정리로 건전성 확보
김광수, 지주 출범 후 최대 실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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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금융산업은 4대 금융그룹이 아닌 5대 금융그룹이 이끌고 있습니다.”

최근 농협금융그룹의 위상을 보여주는 평가다. 농협금융은 더 이상 한국 금융산업의 변방이 아니다. 신한금융과 KB금융, 하나금융, 우리금융에 이어 국내 금융산업을 리딩하는 금융그룹 중 한 곳으로 성장했다.

1조원을 넘기기 힘들던 농협금융의 연간 순익은 지난해 2조원 문턱까지 올라섰다. 자산규모만 놓고 보면 이미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을 넘어섰다. 이처럼 농협금융의 괄목한 성장은 2012년 신경분리 이후 지금까지 5명의 금융지주 회장의 노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신충식 초대 회장과 신동규 전 회장이 농협금융 출범 이후 체제 안정화와 사업기반 구축에 기여했다면, 임종룡 전 회장은 그룹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는 NH투자증권(구 우리투자증권)을 인수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김용환 전 회장은 조선·해운업 부실에 리스크를 조기에 정리해 그룹 건전성을 탄탄히 했고, 김광수 회장은 전임 회장들의 성과를 기반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2년 연속 갈아치웠다.

하지만 신경분리 이후 농협금융이 지닌 한계도 드러났다. 2012년 이후 임시 회장을 맡은 신충식 회장을 제외한 전·현직 회장이 모두 관료 출신들로 채워졌다. 농협금융 회장 자리는 ‘모피아(MOFIA·옛 재무부의 약자인 MOF와 마피아의 합성어)’의 전유물이라는 오명을 쓰고 있다. 또한 인사와 경영, 전략 등에서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 타 금융그룹과 달리 농협금융 회장은 농협중앙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농협금융이 지속 성장을 이어가기 위해선 경영의 독립성 확보가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출범 첫해인 2012년 451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지난해엔 1조7796억원을 올리면서 8년 만에 4배 성장했다. 자산도 같은 기간 245조원에서 427조원으로 1.74배 늘었다.

금융권 변방으로 취급받던 농협의 금융비즈니스가 농협금융으로 탈바꿈하면서 금융산업을 선도하는 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한 것이다. 여기엔 농협금융을 이끌었던 전·현직 회장들의 역할이 컸다. 2012년 3월 금융사업과 경제사업을 분리하는 신경분리로 농협금융이 출범한 뒤 지금까지 5명의 회장이 농협금융을 이끌어왔다. 초대 회장인 신충식 전 회장과 2대 회장인 신동규 전 회장은 농협금융 출범 초기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구축하는데 주력했다.

신동규 전 회장에게서 바통을 이어받은 인물은 임종룡 전 회장이다. 임 전 회장도 2013년 6월부터 2015년 2월까지 1년 8개월간 그룹 회장으로 재직했는데, 이 기간 동안 농협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했다. 임 전 회장은 우리금융 민영화 과정에서 나온 우리투자증권을 KB금융을 따돌리고 인수에 성공했고, 하위권을 맴돌던 NH투자증권을 업계 1위로 끌어올렸다.

이어 김용환 전 회장이 사령탑으로 선임되면서 농협금융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했다. 김 전 회장은 당시 취약했던 글로벌 사업을 성장동력으로 삼았다. 취임 1년 만에 동남아시아 지역을 시작으로 중국시장까지 진출하는 등 농협금융의 해외 사업 발판을 마련했다. 김 전 회장은 또 농협금융의 건전성을 크게 개선했다. 2016년 조선·해운업이 경영난을 겪게 되자, 1조원이 넘는 충당금을 쌓는 등 부실을 단번에 털어내는 ‘빅배스’를 단행했다. 건전성 개선으로 수익성도 좋아지면서 2017년엔 순익 8600억원을 기록하며 지주 출범 이후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게다가 국내 금융권에선 처음으로 지주 공동 모바일 플랫폼 올원뱅크를 출시하며 디지털금융에서도 앞서나갔다. 이러한 성과 덕에 김 전 회장은 역대 회장 중 처음으로 연임에 성공했다.

김 전 회장에게서 사령탑을 넘겨받은 김광수 회장도 새로운 역사를 써내려가고 있다. 디지털과 글로벌사업에 집중한 데 이어 보험 계열사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취임 첫해 처음으로 1조원대 순익을 기록했는데, 이듬해엔 2조원에 육박하는 순익을 기록하면서 역대 최대 실적을 잇달아 갈아치웠다. 김 회장은 올해 1년 연임에 성공하면서 김용환 전 회장에 이어 두 번째로 연임에 성공한 그룹 회장이 됐다.

하지만 농협금융이 출범 이후 9년 동안 화려한 모습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특히 지배구조에선 아마추어적인 모습을 드러냈고, 농협중앙회 영향력에 가려 경영 독립성 갖추지 못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신동규 전 회장의 중도 퇴임이 대표적 사례다. 신 전 회장은 “현재 구조에선 누가 와도 힘들다”며 농협금융 회장의 한계를 토로했다. 농협중앙회와 농협금융의 관계는 지금도 반복되고 있다. 올해 이성희 농협중앙회 회장이 취임하자 농협금융 계열사 사장 대부분이 일제히 사표를 냈고, 이대훈 전 농협은행장은 지난해 말 연임에 성공했음에도 자리를 지키지 못했다. 이석근 서강대 교수는 “인사가 경영성과보다 정치적 배경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경영 독립이 이뤄져야만 제대로 된 경영성과를 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반복되는 관료출신 인사도 문제로 지적된다. 초대 회장인 신충식 전 회장을 제외한 역대 농협금융 회장이 모두 ‘모피아’ 출신이기 때문이다. 농협은 조직 특성상 정부와 우호적인 관계가 필요한 만큼 관료 출신 CEO를 선호했다. 하지만 지주 출범 10년이 다 돼가는데도 아직 내부 경영승계 프로세스를 갖추지 못했다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다.

농협 내부 사정에 정통한 관계자는 “농협은 아직까지 내부에서 지주 회장을 선임할 의지와 전문성이 없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전문가적 역량을 갖춘 CEO를 선임해야 한다”며 “내부 경영진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장기적인 비전을 세우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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