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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언택트 시대’ 심리적 이해와 치유의 필요성

[칼럼] ‘언택트 시대’ 심리적 이해와 치유의 필요성

기사승인 2020. 09. 07.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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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신&센터장
강성신 심리치유센터 해내 대표 겸 변호사(왼쪽)와 우미리 해내 센터장 겸 심리상담가. /제공=해내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보건당국은 우한의 대형 시장 관련자들의 중증 호흡기 집단감염 사례를 최초로 보고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COVID-19)로 분류된 감염병의 전파력과 치사율에 주목한 WHO는 ‘글로벌 공중보건 비상사태’를 선언했다. 올해 3월 11일 기준으로 100개국 이상에서 바이러스의 유행이 확인되고 수천명이 사망하는 한편, 매일 수천건의 확진 사례들이 발생하자 WHO는 감염병의 최고 경보 수준에 해당하는 ‘팬데믹’(감염병 대유행)으로 방역 단계를 상향해서 조정했다. 이에 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각국은 치료제와 백신을 확보하기 전까지 취할 수 있는 효과적 조처로서 국가 간 이동 제한이나 공공장소의 폐쇄, 휴교 및 집단모임 금지 등을 서둘러 추진하고 있다.

대부분 예상하듯 팬데믹은 디지털 문화를 한층 더 강화하고 있다. 원격교육, 원격진료, 원격근로 분야를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이 가속할 전망이다. 이런 상황은 COVID-19 방역의 일환으로 비대면과 사회적 거리 두기 중심으로 생활문화가 바뀌면서 극적인 전환점을 맞고 있다. 토머스 프레이(Thomas Frey)는 팬데믹의 영향으로 디지털 차원에서 다음처럼 세 가지 방향으로 변화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첫째, 비접촉(non-contact) 기술의 급속한 발전이다. 프레이는 비행기 승객이 탑승부터 좌석까지 일체 접촉이 배제된 최근 항공산업의 변화를 앞으로 전개될 비접촉 문화의 전형적인 사례로 제시하는데, 이런 현상은 사회문화 전반으로 확대될 것이다. 둘째, 세계 각국은 비가시적인 위협을 감시하기 위해 인공지능 탐지 네트워크의 활용을 본격화할 것이다. 무력으로 세계를 지배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다는 게 프레이의 주장이다. 셋째, 국가의 감시가 강화됨에 따라 인권 보호 문제가 대두할 것이다. 이런 인권의 차원에서 이른바 잊힐 권리나 물리적으로 보이지 않을 권리, 그리고 전혀 감지되지 않을 권리가 논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사회는 앞서 살펴본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요구되는 기존방식의 대안을 모색하고 있고 ‘뉴노멀’(new normal)을 기대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인식 하에 그 대안과 뉴노멀을 위해 언택트의 장이 더 활성화되고 있다. 한국 사회는 가부장적이고 수직적이며 성과 위주의 경쟁 사회다. 그러다 보니 사람들은 늘 불안한 삶을 살 수밖에 없는 구조로 돼 있다. 이미 한국 사회는 마음의 병을 키우는 우울증 인구 100만 시대가 도래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2016년 우울증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50대가 가장 많았고 60대, 70대가 그 뒤를 이었다. 모든 사람은 삶에서 야기되는 문제와 건강, 질병, 죽음, 성적, 입시, 취업, 경제력, 주거, 사춘기, 갱년기, 노년기의 사건·사고들 속에서 심리적인 영향을 받으며 살아갈 수밖에 없다. 한국 사회는 유교적인 사상과 교육을 받아 슬픔과 죄책감 그리고 불만의 감정들을 발산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어린이에서 성인에 이르기까지 근래 대인관계를 기피하고 답답함과 무기력을 호소하는 공황장애나 자해 그리고 여러 종류의 중독 같은 병리들이 급증하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 감염증 발발로 스트레스성 공황장애나 코로나 우울증을 겪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스트레스와 불안을 부추기는 심리적·사회적 요소가 많은 한국 사회는 정신 병리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공황장애는 과거 연예인 병이라 불렀지만, 요즘은 일반인들에게서도 종종 발병한다. 매년 증가 추세를 보이는데 지난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의하면 18만2725명으로 5년 전보다 2배 이상 늘었다. 특히 20~40대 젊은 층 환자가 약 63%를 차지하는데 여성이 남성보다 3배 정도 많다.

불안을 느끼는 불안장애의 일종으로 심한 불안, 가슴 뜀, 호흡곤란, 흉통이나 가슴이 답답함, 어지러움, 파멸감, 죽음의 공포를 느끼는 심한 발작들과 다양한 신체 증상들을 나타낸다. 또한, 공황장애는 대인관계 스트레스 및 갈등 같은 심리적, 사회적 문제, 뇌에서 불안과 공포와 관련된 편도체·전두엽·해마 등의 문제, 세로토닌, 가바, 노르에피네프린 같은 뇌 신경전달물질의 이상 그리고 뇌의 기능적인 불균형, 알코올, 카페인 과다 섭취 등 기타 요인을 통해 발생한다.

그런데 이러한 증세와 발병에도 이를 숨기면 알코올과 약물에 대한 남용으로 이어지고 우울의 감정이 더 깊어져 치료받기가 더 어려워진다. 관리가 늦어지면 일상생활을 힘들게 하는 예기불안을 느끼고 재발 우려가 커지며 범불안장애, 사회공포증, 우울증, 인격장애 등을 동반하거나 만성화될 수 있다. 그러므로 약물치료도 중요하지만, 완치를 위해 상담받는 것이 좋다.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한국 사회에서 일어나는 각종 심리, 정서적인 문제로 인해 이를 안정화할 방법으로 상담 치료 기법이 있지만, 코로나 19사태로 인해 되레 대면상담을 꺼리는 분위기가 됐다. 과거에 심리상담이란, 상담사와 내담자가 둘이서 상담실에 앉아 직접적인 대면을 통해 상담을 이어갔다면 현재 언택트 시대에는 이에 대한 기존의 방식에서 전환점을 꾀해 인터넷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상담의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

백신이 개발되기까지는 언택트의 사회가 지속할 것이고, 제4차 산업혁명을 앞당긴 포스트 코로나 이후에도 기기를 이용한 비대면의 사회가 이뤄질 것이다. 인성과 관계성을 지향한 종래 교육과 사회적 구조도 변화할 것이고 화상과 인터넷 플랫폼을 이용한 콘텐츠와 만남의 공간은 넓고 다양화될 것이다. 우리의 심리적 안정과 건강은 미래를 위한 그리고 한국 사회를 위한 투자이자 발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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