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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스가 총리는 일본인 납치 문제를 포함한 북한 대응 문제를 언급하면서 다소 차원이 다른 중·일 간 협력에 대한 의견을 피력했다. 또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의 연내서명과 한중일 FTA 협상에 속도를 내기를 원한다는 의사도 나타냈다. RCEP나 한중일 FTA 등은 중국이 미국의 일방주의에 맞서 지역 협력을 강화하는 차원에서 접근하는 것들로 시 총서기 겸 주석의 입장에서는 고무적인 말을 들었다고 할 수 있다. 이에 대해 정치 평론가 장웨이(張衛) 씨는 “양국은 현재 관계가 껄껄끄럽다. 하지만 마냥 그럴 수는 없다. 일본으로서도 뭔가 좋은 말을 해야 하지 않았나 싶다. 이런 차원에서 보면 스가 총리가 RCEF나 한중일 FTA에 대해 언급한 것은 립 서비스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면서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는 않았다.
양 정상은 이번 전화 회담을 통해 당초 논의할 것으로 예상된 시 총서기 겸 주석의 방일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스가 총리의 중국 방문 역시 화제로 오르지 않았다. 스가 총리도 회담 직후 이 문제에 대해서는 총리실 출입기자단에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일 관계는 미국과 중국이 진행 중인 신냉전으로 인해 상당히 어려운 상황에 봉착해 있다고 봐야 한다. 일본이 미국과는 동맹 관계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그럴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 정상이 관계 증진을 논의한 것은 따라서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