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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사라진 ‘추석 대목’…상인·시민들의 한숨만 넘쳐

코로나19로 사라진 ‘추석 대목’…상인·시민들의 한숨만 넘쳐

기사승인 2020. 09. 28.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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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내내 이어진 장마·태풍으로 제수용품 가격 급등…시식 등 묘미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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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11시께 서울 마포구 공덕시장은 추석을 사흘 앞두고 드문 드문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사진=이주형 기자
전례없는 코로나19와 폭염, 장마, 태풍 등으로 익히 예상은 했지만 추석 대목은 여지없이 실종되고, 추석연휴를 앞둔 전통시장 곳곳에는 상인들의 한숨만이 자욱했다.

“돈을 안 쓰는 건지 못 쓰는 건지, 손님들 지갑이 잘 안 열려요. 요새 젊은 사람들은 여기 안 오고 큰 마트나 가지. 작년에는 손님이 전년의 반 정도 왔었는데, 올해는 작년의 10분의 1로 줄어든 것 같아.”

28일 오전 11시께, 서울 마포구 공덕시장에서 만난 박모씨(78·여)는 실망스러운 모습으로 이같이 말했다. 올해로 40년째 닭고기 도매 가게를 운영하고 있다는 박씨는 “장사를 시작한 후 올해가 최악으로 힘들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이번 추석은 정말 별것이 없다”고 푸념했다.

이날 공덕시장에는 추석을 사흘 앞두고 시민들의 발길이 드문 드문 이어졌다. 시민들은 주로 손수레나 장바구니를 가지고 가게들을 돌아봤지만, 그 안에 채워진 물품은 많지 않았다. 여름 내내 이어진 장마와 태풍으로 제수용품의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과일 가게 주인인 A씨(55)는 “도매 가격이 작년보다 세 배나 뛰었다”며 “가격이 올랐기 때문에 팔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이 마진을 적게 남기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손님들도 비싸다는 걸 아니까 사도 많이는 안 산다”며 “남는 게 없는 장사”라고 울상을 지었다.

가격을 흥정하다 발걸음을 돌리던 김한순씨(62·여)는 “예상은 했지만 비싸도 너무 비싸서 예산에 맞춰 꼭 필요한 것만 사고 가려고 한다”며 “이번 추석은 소소하게 가족끼리만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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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후 12시께 추석을 사흘 앞둔 서울 동대문구 경동시장의 모습./사진=김예슬 수습기자
동대문구에 위치한 경동시장의 분위기도 마찬가지였다. 아무래도 대목은 대목인지라 시장은 조금씩 활기를 띠었지만 상인들은 모두 “예년보다 손님이 급격하게 줄었다”고 입을 모았다.

22년째 제분소를 운영한 최중환씨(68)는 “원래라면 추석 3주 전부터 예약하는 손님이 많아야 하는데, 이번 추석은 지난 주까지도 썰렁했다”며 “특히 며칠 전 인근 청과물시장에서 불까지 나는 바람에 손님들이 더 오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과일 가게를 운영하는 나모씨(50대·여)도 “손님이 적을 걸 예상하고 도매상에서 과일을 반만 주문했다”며 “안 팔리면 고스란히 우리가 떠안아야 하는데, 다 팔릴지 모르겠다”고 토로했다.

명절을 맞아 시민들이 떡이나 과일을 맛보며 상차림을 준비하던 모습도 사라졌다. 코로나19가 재확산되고 있는 만큼 상인과 손님 모두 마스크를 썼기 때문이다. 시장 곳곳에서 음식의 맛을 궁금해하는 시민들은 볼 수 있었지만, 시식을 요구하거나 권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경동시장에서 과일을 판매하는 박현종씨(37)는 “손님 중 대부분이 과일을 조금씩 맛보고 사 갔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시식을 권하기 어렵다”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길었던 장마때문에 과일 맛을 걱정했던 손님들이 결국 빈손으로 돌아갔다”고 푸념했다.

남편과 함께 시장을 방문한 김모씨(34·여)도 “코로나19 감염이 걱정돼 시장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못하고 있다”며 “명절 시장은 이것저것 맛보는 재미가 있었는데, 이번 추석에는 그런 재미가 사라져서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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