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주가 13.5% 큰 폭 올라
10조원대 상속세 재원 마련 주목
현금 확보 위한 배당 확대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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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삼성의 실질적인 지주회사로서의 역할이 부각되며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아버지인 이 회장은 가장 많은 지분을 가졌던 삼성생명(20.7%)을 통해 주력사인 삼성전자를 지배해 왔고,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지는 구조로 지배력을 행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큰 틀에서는 현 지배구조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계열사 지분 매각 등을 하게 되면 오너 일가의 그룹 지분은 줄어들 수도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SDS는 상속세 규모가 막대한 만큼 지배구조 개편 및 지분 매각과 배당 확대 기대감이 주가 변동성을 키웠다. 삼성전자 대주주인 삼성생명 지분은 이 부회장이 대부분 상속할 가능성이 높지만, 보험업법 개정으로 경영권 위협을 받지 않는 선에서 매각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재용·이부진·이서현 3남매가 보유한 삼성SDS 지분 처분 가능성도 나온다. 그룹 지배력 유지 차원에서 삼성전자, 삼성물산 등 주요 계열사의 주주환원정책 강화(배당 확대)로 점진적 주가 상승이 예상된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그룹 지배구조 정점에 선 삼성물산의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5% 상승한 11만8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SDS는 5.5%, 삼성생명 3.8%, 삼성전자 0.33% 순으로 상승마감했다. 삼성화재는 1.02% 하락했다. 이 회장 별세(25일) 이후 첫 거래일의 성적표다.
삼성물산의 주가 변동성이 가장 컸다. 이 회장 별세 이후 지배구조 개편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기대감에 주가 상승에 속도가 붙었다. 삼성물산은 이 부회장이 그룹 계열사 가운데 지분(17.3%)을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에선 지배력 유지를 위해 이 부회장의 지분율이 가장 높은 삼성물산의 그룹 내 중요도는 더욱 높아질 것이란 분석이다.
삼성생명은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축으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의 삼성생명에 대한 지분율은 0.06%에 불과하다. 이 부회장이 최대주주인 삼성물산이 삼성생명 주식 19.34% 가량을 쥐고 있어 이를 통해 우회적으로 지배하고 있지만, 이 회장의 삼성생명 보유물량의 향배에 따라 금융 계열사 경영권 자체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경영권 방어를 위한 최소 지분 하한선이 33.4%인데, 이 회장 보유 주식을 제외시 삼성물산·이 부회장·삼성문화재단 등의 우호지분은 26.26% 정도다. 국회에서 추진 중인 삼성생명법 통과 여부도 현재 그룹 지배구조의 또 다른 변수다. 개정안 통과 시 삼성생명(7.48%)과 삼성화재(1.31%)가 보유한 삼성전자 주식 물량 20조원어치를 매각해야 한다.
다만 아직은 지배구조가 크게 변동될 가능성은 낮다는 판단이 우세하다. 보험업법 개정까지는 시간이 남았고, 현재 지배구조를 통해 이 부회장을 비롯한 3세대의 지배력도 어느 정도 확보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또한 이 부회장이 경영권 승계를 공식적으로 포기했기 때문에 현재의 안정적 경영권 행사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상속세 납부를 위한 추가 현금은 삼성SDS 지분을 처분해 마련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SDS는 이 부회장이 삼성물산 외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9.2%)한 계열사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주주 3세대 보유 지분과 상속 지분 중 ‘배당수입 규모’와 ‘삼성그룹 지배력 유지’ 측면에서 의미 있는 삼성전자, 삼성물산을 제외한 삼성생명, 삼성SDS 등의 지분 처분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또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삼성그룹주 전반의 배당률이 높아질 가능성도 높다. 정대로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지배주주 입장에서 상속세 재원 마련을 위해 현금 흐름을 의미 있게 창출할 수단은 기업의 지분 보유를 바탕으로 한 배당”이라며 “영업가치 제고를 통한 배당 재원의 충분한 확보가 필수적”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