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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 1년 찍은 오픈뱅킹… ‘모바일 사각지대’ 고령층엔 ‘그림의 떡’

오픈 1년 찍은 오픈뱅킹… ‘모바일 사각지대’ 고령층엔 ‘그림의 떡’

기사승인 2020. 11. 0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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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앱으로만 이용 가능
은행 “오프라인에서도 필요”
# 가정주부인 이모씨(60)는 여러 은행 계좌정보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오픈뱅킹 서비스가 있다는 소식에 은행 창구를 찾아 오픈뱅킹 서비스를 연결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모바일에서만 오픈뱅킹이 가능하다는 직원 말에 발길을 돌렸다. 이모씨는 은행 창구를 통해 거래하거나 자동현금인출기(ATM)와 텔레뱅킹도 이용하지만, 인터넷·모바일 뱅킹 등 디지털 금융거래는 쓴 적이 없다. 거래 절차가 어렵기도 하지만, 혹여나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이 해킹당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이처럼 디지털금융이 보편화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언택트’가 트렌드가 되고 있지만, 모바일에 취약한 고령층은 더욱 소외되고 있다. 여러 은행 계좌를 한 곳에서 확인하고 결제, 송금할 수 있는 오픈뱅킹이 등장했지만, 오프라인 채널에선 이용할 수 없어 어려움은 가중된다. 이 때문에 은행 영업점을 통해서도 오픈뱅킹을 이용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출범한 은행권 오픈뱅킹 서비스가 만 1년이 됐다. 하지만 ‘모바일 뱅킹’에 취약한 고령층 등 금융 소외계층에게 해당 서비스는 여전히 ‘그림의 떡’이다. 이들에게 익숙한 은행 창구 등 오프라인 채널에선 오픈뱅킹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고, 온라인 모바일 앱으로만 가능하기 때문이다.

오픈뱅킹 서비스는 시중은행의 계좌정보를 타 은행·핀테크 플랫폼에서도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은행별로 여기저기 흩어져있는 예금정보 등을 한 눈에 볼 수 있어 자산관리가 간편해지는 장점이 있다.

특히 저금리 기조로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는 은행 입장에선 오프라인 채널로 오픈뱅킹 서비스가 확대되면 새로운 고객을 유인할 수 있다. 퇴직금 등 금융자산을 묵혀두고 있는 고령층은 오픈뱅킹을 통해 본인 자산을 쉽게 관리할 수 있고, 은행은 타 금융사를 이용하는 금융소비자를 자사 고객으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일부 시중은행들은 은행 창구 등 오프라인 현장에서도 오픈뱅킹 서비스를 이용 가능케 해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시기상조라며 허용하지 않고 있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에서 연구용역을 통해 오프라인 오픈뱅킹 수요를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분위기”라며 “고령층 자산이 자칫 불완전판매의 타깃이 될까봐 조심스러워하는 눈치”라고 말했다.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은행 수익성 감소에 코로나19까지 겹치면서 은행마다 지점 수를 줄이고 있는데, 오픈뱅킹 서비스 없이 고령층이 여러 은행 창구를 방문할 여력도 점점 줄어들 것”이라며 “오프라인 오픈뱅킹 등 모바일 뱅킹에 익숙치 않은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를 내는 데 속도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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