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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美 권력 과도기…신중한 외교행보 필요하다

[사설] 美 권력 과도기…신중한 외교행보 필요하다

기사승인 2020. 11. 12.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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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문재인 대통령이 조 바이든과 첫 전화 통화를 14분간 했다. 이 첫 통화에서 두 정상은 한미동맹 비핵화 등을 논의했는데 바이든 당선인의 취임 후 가능한 한 조속히 만나기로 했다고 청와대가 밝혔다. 이날 바이든과 문 대통령이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한 것은 그 자체로 큰 의미를 가진다.

이 첫 통화는 축하를 전하는 자리이기도 해서 우호적인 분위기였다. 바이든은 “한국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안보와 번영에 있어 핵심축(린치핀·Linchpin)”이라면서 한국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문 대통령도 통화 직후 올린 SNS에서 “굳건한 한미동맹과 평화·번영의 한반도를 향한 바이든 당선인의 굳은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며 여러 세계적 도전과제에 바이든 당선인과 적극 협력할 뜻을 밝혔다.

그러나 앞으로 미국 차기 행정부와 대북문제, 비핵화문제, 대중문제 등에 대한 이견을 좁혀가면서 풀어가기가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이다. 이날 통화에서도 바이든이 두 차례나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한국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국을 중요한 동맹국으로 여긴다는 말이기도 하지만,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현재 펼쳐지는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이 미국 편에 서라는 간접적인 요구로 보는 견해가 그것이다.

내년 1월 20일 바이든의 취임식까지는 과도기이기 때문에 ‘의욕만 앞선’ 조급한 외교행보를 하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자칫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자극할 수도 있고, 그게 아니더라도 바이든측이 불편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직 미국 대통령은 트럼프이고 예측이 어려운 행보를 보이는 그가 할 수 있는 것은 아직 많다.

“트럼프의 대북 성과를 이어가자”고 바이든 측에 제안하는 것도 조심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보텀업(bottom up) 방식을 선호하는 바이든 당선인 측은 톱다운(top down) 방식의 트럼프와 김정은 간의 정상회담을 성과 없는 일종의 “쇼”로 보고 있다. 그래서 한국 정부의 이런 제안을 바이든 측이 “무례한” 간섭으로 여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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