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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추적] 예산 ‘묻지마 증액’ 악습 되풀이하는 국회

[뉴스추적] 예산 ‘묻지마 증액’ 악습 되풀이하는 국회

기사승인 2020. 11. 1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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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임위별 송곳심사는 뒷전
지역구 선심성 늘리기 급급
"국회 혼내달라" 목소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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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상임위원회에서 내년 정부 예산안을 예비 심사하는 가운데 여야가 앞다퉈 ‘묻지마 증액’ 행태를 보여 거센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로 편성한 556조8000억원의 내년도 예산안은 국회에서 11조원 이상 불어났다. 국가 재정 건전성을 위협하고 있는데도 여야 모두 지역구 챙기기 증액 악습을 반복하고 있다.

국회 17개 상임위 중 소관부처 예산·기금안을 의결한 11곳의 예비심사 결과에 따르면 순증액 규모는 11조4000억원에 달했다. 해마다 선심성 증액 논란이 벌어지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는 정부안보다 2조4000억원을 늘렸다. 알짜 상임위인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2조3000억원,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는 2조2000억원 등 지역구 민원 예산이 집중되는 상임위에서 예산이 대폭 늘어났다.

국회가 송곳검증으로 불요불급한 예산안을 대거 삭감해도 모자랄 판에 지역 민원, 선심성 예산을 슬그머니 ‘묻지마 증액’으로 늘린 탓이다. 특히 내년 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권이 야합해 예산을 무더기로 늘려 ‘여야 나눠먹기’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유력 정치인들을 중심으로 속기록을 남기지 않고 ‘쪽지 예산’을 끼워 넣는 구태를 올해도 ‘어김없이’ 반복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2021 예산안 총괄 분석’에서 철저한 재정지출 관리를 지적했다. 우리나라 재정 건전성을 두고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도 했다. 예정처는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된 490개 신규 사업 중 26개, 1조1065억원 규모 사업을 국회 예산심사 과정에서 면밀히 재검토할 것을 권고했다. 그럼에도 각 상임위에서 지역구 선심성 사업과 현금성 복지 예산을 제대로 된 검토 없이 불투명하게 증액시키고 있다.

[포토]질의하는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
아시아투데이 정재훈 기자 =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이 지난 8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질의하고 있다.
◇조정훈 “556조 혈세 집행하는데 달성 효과 논의 없어” “국회 혼내달라”

국회 내부에서 조차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산자위 소속으로 심사에 참여했던 조정훈(비례·초선) 시대전환 의원은 16일 아시아투데이와 통화에서 “상임위에서 ‘지역구 의원이 지역민원 얘기하는 건 무죄’라고 하더라. 하지만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성토했다. 조 의원은 “국민 혈세를 집행하는 것인데 556조 예산이 우리 사회에 쏟아지면 달성할 수 있는 효과가 뭐고, 우리사회를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에 대한 논의가 전혀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의원은 “중기부의 경우 예산 증액이 30%가 늘었다. 상임위 회의 때 주요 사업별로 결과를 요약하라니까 안하다가 나중에 부랴부랴하더라”면서 “한 기관에 예산 30%를 주는 건 예산을 잘못 쓰게 남용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또 조 의원은 “예산을 급격하게 넘기면 쏟아져 나올 부작용이 큰데 그걸 걱정하는 목소리가 없다”고 비판했다. 조 의원은 소위에서 심사한 예산안을 거대 양당이 뒤집은 일화를 언급면서 “국회를 혼내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상임위에서 증액된 액수가 내년도 본예산으로 확정되는 게 아니다. 예산안 처리 법정시한은 다음달 2일로 2주 정도 예산안을 조정할 시간이 남아 있다. 이에 따라 해마다 각 상임위원회에서 대거 증액하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예산을 삭감해 정부 예산안대로 통과되는 관행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두고 국회가 정부 예산안을 검증하고 견제하는 책무를 저버리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투명성을 높이려면 막판에 쪽지 예산이 오갈 수 없도록 속기록으로 남겨야 하는데 강제성이 없는 게 문제”라면서 “재보궐 선거가 다가오면서 여야가 짬짜미로 선심성 지출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혈세가 허투루 쓰이는지 꼼꼼히 따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결소위는 16일부터 각 상임위에서 넘어오는 예산안에 대해 감액 심사를 진행했다. 각 상임위의 증액 요구와 맞물려 사업별 심사도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문재인정부가 추진하는 한국판 뉴딜 사업이 쟁점이 될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국판 뉴딜이 코로나19 이후 경제 발전을 위한 초석이 될 수 있다면서 예산 통과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국판 뉴딜 예산 10조원, 다른 분야에서 5조원 등 15조원 이상을 삭감하겠다는 방침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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