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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사법리스크에 긴장 감도는 삼성전자

이재용 사법리스크에 긴장 감도는 삼성전자

기사승인 2021. 01. 17. 1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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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이재용 파기환송심 선고
재계 "이재용에 기회 줘야" 탄원서 줄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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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국정농단 파기환송심 선고가 하루 앞으로 다가오면서 삼성 안팎에 긴장이 감돌고 있다. 이 부회장 18일 집행유예를 선고받는다면 삼성전자는 반도체, 5세대 이동통신(5G) 등 그간 공들여왔던 사업에 힘을 줄 수 있다. 하지만 이 부회장 구속시 ‘총수 부재’라는 불확실의 늪에 빠지며 이들 사업에 대한 확장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특히 주력 사업인 반도체 시장 경쟁자들이 인수합병(M&A), 대규모 설비 투자에 나서며 광폭 행보를 보이는 현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구속된다면 ‘2030년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 목표를 향해 달리고 있는 삼성전자의 행보에 힘이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7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송영승 강상욱 부장판사)는 18일 오후 2시5분 이 부회장의 뇌물공여 등 혐의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을 연다. 검찰은 앞선 결심 공판에서 이 부회장에게 징역 9년을 구형했다. 이 부회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 씨에게 삼성 그룹 경영권 승계 등을 도와달라는 청탁과 함께 뇌물을 건넨 혐의 등으로 2017년 2월 구속기소 됐다.

이 부회장이 구속된다면 삼성전자가 세운 대규모 투자, M&A 계획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스마트폰에 이어 4대 신사업으로 인공지능(AI)·5G·바이오·시스템 반도체를 육성하고 있다. 반도체는 시스템 분야 세계 1위를 목표로 세우고 133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긴 호흡으로 세계 1위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기업인 대만 TSMC를 잡겠다는 것이다.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독보적인 1위 TSMC는 올해 설비투자에만 최대 31조원을 쓰겠다고 발표해 삼성전자와의 더 큰 격차를 예고했다. 총수 부재 상황에서 경쟁사가 공격적인 투자를 발표한다면 발 빠른 대응 결정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는 긴 안목으로 조 단위 투자를 빠르게 결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오너 경영에 적합한 사업으로 꼽힌다”며 “리더의 부재가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5G 통신장비 사업의 경우 이 부회장의 글로벌 인맥이 빛을 발해온 분야라 이 부회장 부재시 사업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1위 이동통신사 미국 버라이즌과 8조원대 5G 통신장비 계약을 체결했다. 이 부회장이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최고경영자(CEO)에게 직접 통신장비를 소개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선 덕분이다.

이 부회장의 구속이 단순히 삼성의 문제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큰 문제로 지목된다. 삼성의 사업이 위축된다면 2200여개인 협력기업들 역시 성장 동력을 잃을 수 있다.

경제계에서 이 부회장에 대한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잇따라 내고 있는 점도 이와 맞닿아 있다. 삼성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수많은 부품 협력사들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는 목소리다. 중소기업중앙회는 이날 “중소기업계는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재판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업현장에서 코로나 위기극복과 대한민국 경제발전에 앞장설 수 있도록 사법부의 선처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최후 진술에서 밝힌 “국격에 맞는 새 삼성 만들겠다”는 다짐을 실천할 기회를 줘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지난 15일 재판부에 이 부회장에 대한 선처를 바라는 탄원서를 제출했다. 대한상의에 따르면 박 회장은 탄원서와 관련해 “그동안 이재용 부회장을 봐왔고 삼성이 이 사회에 끼치는 무게감을 생각할 때 이 부회장에게 기회를 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 안건준 벤처기업협회장도 대기업과 벤처기업의 상생 조성을 위해선 이 부회장의 역할이 필요하다며 이달 초 법원에 탄원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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