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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철 정의당 대표, 장혜영 의원 성추행으로 전격 사퇴

김종철 정의당 대표, 장혜영 의원 성추행으로 전격 사퇴

기사승인 2021. 01. 25. 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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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 없는 주요 정당대표 성비위
장혜영 “인간존엄 훼손에 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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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젠더인권본부를 맡고 있는 배복주 부대표와 정호진 대변인이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김종철 당대표 성추행 사건 관련 대표단회의 결정사항을 발표하고 있다./이병화 기자photolbh@
김종철 정의당 대표가 25일 같은 당 정혜영 의원을 성추행한 사실이 드러나 당 대표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주요 기성 정당에서 당대표가 성비위로 직위에서 물러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정의당 젠더인권본부장인 배복주 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늘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 매우 부끄럽고 참담한 소식을 알려드리게 됐다”며 “지난 15일 김종철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고 피해자는 당 소속 국회의원인 장혜영 의원”이라고 밝혔다.

배 부대표는 “김 대표가 지난 15일 여의도에서 장 의원과 당무상 면담을 위해 저녁 식사자리를 가진 후 나오는 길에서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다”며 “장 의원이 고심 끝에 지난 18일 젠더인권본부장인 저에게 해당 사건을 알렸고, 일주일간 비공개 조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배 부대표는 “수차례에 걸친 피해자·가해자와의 면담을 통해 조사를 벌였고 가해자인 김 대표 또한 모든 사실을 인정했다”며 “이 사건은 다툼의 여지가 없는 명백한 성추행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정의당은 이날 비공개 긴급 대표단 회의를 열고 배 부대표로부터 보고를 받은 후 김 대표에 대한 직위해제와 당 징계위원회 제소를 결정했다.

피해자인 장혜영 의원은 성명을 통해 “함께 젠더폭력근절을 외쳐왔던 정치적 동지이자 마음 깊이 신뢰하던 우리 당의 대표로부터 평등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훼손당하는 충격과 고통은 실로 컸다”고 심정을 밝혔다. 장 의원은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피해자들은 여전히 자신의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처절히 싸우고 있다”며 “모든 피해자들에게 진심으로 연대의 마음을 전한다. 우리는 반드시 함께 일상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피해자의 실명 공개는 장 의원의 의사에 따른 것이라는 게 정의당의 설명이다. 장 의원은 김 대표에 대한 형사상 고소는 고려하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표는 이날 사과의 뜻을 담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김 대표는 “머리 숙여 피해자께 사과드린다”며 “당원 여러분과 국민 여러분께도 깊은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정의당 대표단과 당기위원회에 저에 대한 엄중한 징계를 요청드린다”고 했다.

다만 김 대표는 탈당 여부와 관련해 당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정의당은 김 전 대표가 노회찬·심상정의 뒤를 이을 차세대 주자라는 점에서 큰 충격에 빠진 모습이다. 당 안팎에선 발전적 해체론까지 나오며 후폭풍이 거세다. 김윤기 부대표가 대표 직무대행을 맡았지만 사태 수습은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 정의당 당원 게시판에는 “당대표 사퇴로 끝날 사안이 아니다. 집행부 전부 사퇴해야 한다”, “당대표가 저리했으면 당 해산해야 하는 것 아니냐” 등의 격한 반응이 쏟아졌다.

정치권도 충격에 휩싸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충격을 넘어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는 반응이다. 최인호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정의당은 젠더 이슈와 인권, 성평등 가치에 누구보다도 앞에서 목소리를 내왔다”며 “이번 사건으로 국민의 충격은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며, 앞으로의 파장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배영준 국민의힘 대변인은 “성 관련 비위로 인해 수백억원의 혈세를 들여 서울·부산시장 재보궐 선거를 치러야 하는 시점에서 가해자가 한 공당의 대표, 피해자가 소속 국회의원이라니 당혹스럽다”라며 “정의당은 가해자에 대한 합당한 조치와 피해자에 대한 2차 피해 확산 차단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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