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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코로나 사망 무슬림 외딴섬에 매장”…이슬람 사회 반발

스리랑카 “코로나 사망 무슬림 외딴섬에 매장”…이슬람 사회 반발

기사승인 2021. 03. 04.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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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rus Outbreak Sri Lanka <YONHAP NO-4412> (AP)
지난해 12월 16일(현지시간) 스리랑카 수도 콜롬보에서 한 남성이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망자 매장 금지 조치에 항의하고 있다./사진=AP 연합
스리랑카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희생된 무슬림들을 시내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섬에 매장하는 계획을 내놓으면서 무슬림 사회와 소수민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3일(현지시간) 채널뉴스아시아(CNA)는 전날 스리랑카 정부가 수도 콜롬보에서 3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작은 섬 이란아이티부(Iranaitivu)에 무슬림 시신을 매장하는 계획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정부는 이 섬을 선택한 이유로 거주하는 인구가 적다는 점을 꼽았다. 이란아이티부에는 오랫동안 소수민족인 타밀족이 거주해온 곳이다.

이에 이날 이란아이티부가 속한 행정구역인 킬리노치에는 무슬림과 타밀족 등 수십 명이 모여 항의시위를 벌였다. 무슬림들은 정부의 제안이 명절에 가족의 묘를 찾고 싶어하는 이들을 전혀 배려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들은 코로나19 사망자 가족들은 시신을 고향에 매장하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인구 2100만 명의 스리랑카에서는 약 10%가 이슬람교를 믿고 있다. 또 섬에 거주하는 타밀족들도 1㎢에 불과한 작은 섬을 코로나19 사망자들의 공동묘지로 삼지 말라며 계획 철회를 촉구했다.

스리랑카의 주요 이슬람정당인 스리랑카이슬람회의(SLMC)도 “매우 모욕적이고 받아들일 수 없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스리랑카는 지난해 4월 코로나19 시신을 매장하면 지하수가 바이러스에 오염될 수 있다는 불교 승려들의 주장에 따라 감염 사망자 화장령을 내렸다. 스리랑카는 인구의 70%가 불교를 믿는 대표적인 불교국가다.

하지만 종교적으로 화장 장례법을 기피하는 무슬림들은 정부의 강제 화장령에 크게 반발했다. 전문가들은 땅에 매장된 시신이 지하수를 오염시킨다는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지적해왔다. 이런 가운데 생후 20일 된 무슬림 아기가 화장되면서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슬람권 최대 국제기구인 이슬람협력기구(OIC)와 유엔(UN)도 나서서 종교적 신념을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지난달 이슬람 국가인 파키스탄의 임란 칸 총리가 스리랑카를 방문하면서 정부는 마침내 강제 화장정책을 철회했다. 칸 총리가 방문 당시 무슬림 화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 대안으로 외딴 섬에 매장하는 계획을 들고나오면서 또다시 무슬림 사회가 분노한 것이다. 아울러 타밀족이 거주하는 섬을 매장지로 지정한 것도 스리랑카 정부의 타밀족 탄압 연장선이라는 비판까지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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