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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땅 안 공공도로 철거 요구…대법 “권리남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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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영 기자

승인 : 2021. 03. 28.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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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부 "공로 철거·인도 요구, 권리남용이라 볼 여지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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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매로 산 임야에 지역 주민이 사용하는 공로(公路)가 포함됐다면 도로의 철거나 인도를 요구할 수 없다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 대법관)는 A씨가 김천시장을 상대로 제기한 토지인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대구지방법원으로 돌려보냈다고 28일 밝혔다.

A씨는 2014년 1월 경매를 통해 경북 김천시의 한 임야를 매수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쳤다. 이 땅에는 사찰로 이어지는 도로가 포함돼 있었다. 이 도로는 사찰이 생기고 자연적으로 형성됐다가 1994년부터는 김천시가 농어촌도로로 지정해 관리 중이었다.

A씨는 자신에게 도로가 포함된 부지 전체에 대한 소유권이 있다며 김천시에 도로 철거 및 인도를 요청했다. 하지만 김천시 측은 △30~40년 전 해당 도로가 법정도로로 지정되고, 김천시가 당시 임야 소유자의 동의를 얻어 시멘트 포장을 하고 지금까지 관리하고 있는 점 △A씨가 지역 주민들이 사용 중인 도로가 포함됐다는 사실을 알고도 임야를 경매로 낙찰받은 점 등을 들어 A씨의 요구를 거부했다.

1·2심은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해당 도로의 주된 이용자는 사찰 내방객들이므로, 원고의 청구가 받아들여진다 하더라도 피고나 일반 공중에게 고통이나 손해가 생긴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A씨가 임야를 사들일 때부터 해당 도로가 포함된 사실을 알았다면 도로 철거나 인도를 요구하는 것은 권리남용에 해당한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도로는 아주 오래 전에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됐고, 지자체인 김천시가 농어촌도로로 지정하고 30년 이상 관리한 만큼 일반 공중의 통행에 제공된 공로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이러한 상황을 알면서도 원고가 피고를 상대로 도로의 철거·인도를 구하는 것은 권리남용이라고 볼 여지가 크다”고 판시했다.

이어 “그럼에도 원심은 피고의 권리남용 항변을 배척하고 원고의 포장도로 철거·인도 청구를 인용했다”며 “원심 판단에는 공로에 관한 법리 등을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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