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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대 금융그룹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실효성 의문” 한목소리

5대 금융그룹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실효성 의문” 한목소리

기사승인 2021. 05. 20.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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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서비스 차별화 효과 미미
구조조정 등 내부 반발도 우려
금융지주사들이 인터넷전문은행(이하 인터넷은행) 독자 설립 의지를 공개적으로 내비쳤지만, 정작 내부에서조차 실효성을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제 3 인터넷은행 출범까지 예고된 상황에서 금융혁신이나 시장 확대 효과는 미미하다는 평가가 많다. 은행 모바일 채널 역할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인허가 카드를 쥔 금융당국도 금융지주사의 인터넷은행 설립에 대해 검토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20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연합회가 제출한 금융지주사의 인터넷은행 설립 관련 의견서에는 언제 어떻게 하겠다는 구체적인 내용이 없었기 때문에 당국 차원에서 검토 등이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앞서 은행연합회는 은행계 금융지주사가 인터넷은행 설립 의향이 있다는 내용을 담은 의견서를 금융위원회에 전달했다. 시중은행 부서장 회의에서 최종 결정됐으나, 시작은 일부 지주사 회장의 건의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영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경영진 입장에선 카카오뱅크나 케이뱅크가 진격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는가’라는 문제에 봉착했을 것”이라며 “100% 성공을 장담할 순 없더라도 인터넷은행 업계에 자사를 새로운 경쟁자로 진입시켜 틈새시장을 공략하는 등의 비즈니스 모델 몇 가지를 논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점포 중심 영업, 보수적인 조직문화, 각종 영업에 치우친 기존 은행 구조 내에선 혁신적인 디지털 전환이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작 금융지주 내부에선 실효성이나 설립 가능성과 관련해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 진행 중인 디지털 고도화 작업과 차별되거나 기존 은행권과 다른 수익모델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새로운 브랜드나 소비자 이미지 창출 외에 어떤 이점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다른 지주사 관계자는 “연합회에서 문의가 와서 허가난다면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을 뿐 준비하고 있는 건 없다”며 “설립된다고 해도 수익성 차원이라기보다 핀테크에 대항해 견제하는 정도의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정치권 반발 가능성도 제기됐다. 한 지주사 관계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정치권에서 수용되기 힘들 것”이라며 “지금도 지점 인력감축, 고령 고객 서비스 축소 등을 꾸준히 지적받고 있는데 인터넷은행을 설립하면 이런 문제들이 더 부각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인터넷은행 추가 설립에 대해 부정적이다.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은행들이 이미 인터넷과 모바일 기반 금융서비스를 다양하게 내놓은 상황에서 어떤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중금리대출 활성화 및 ICT 기반 금융시장 발전이라는 인터넷은행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지가 관건”이라며 “기존 인터넷은행의 강점은 포털 플랫폼과 편리성인데 과연 금융지주 내 인터넷은행이 이러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물음표”라고 했다.

내부 반발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경묵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는 “인터넷은행은 영업점이 없어 소규모 인력으로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기존 은행과의 경쟁 구도에서 인력 구조조정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며 “카니발리제이션(자기시장 잠식) 현상에 대한 내부적인 마찰도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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