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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광주 자영업자 ‘전화폭탄’, 민주주의 파괴다

[사설] 광주 자영업자 ‘전화폭탄’, 민주주의 파괴다

기사승인 2021. 06. 17.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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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권의 경제정책을 공개 비판한 배훈천(53)씨와 가족, 직원들의 일상이 “전화 폭탄과 함께 인터넷에서 신상 캐기가 시작된 뒤” 무너졌다고 한다. 배씨는 “전두환·노태우 타도를 외치며 투쟁했던 대학 시절보다 두려움이 더 크다”고 심경을 밝혔다. 자신의 솔직한 의견을 밝혔다고 이런 위협에 시달리다니 대한민국이 민주주의 국가인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배씨는 지난 12일 광주광역시 4·19 혁명기념관에서 열린 ‘만민토론회’에서 커피 가게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 성장과 최저임금, 주 52시간제 등 경제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지난 15일 배씨 관련 MBC 라디오 방송 유튜브 링크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면서 같은 날 오후부터 배씨에게 ‘전화폭탄’이 쏟아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위생·불법 고발해서 장사 못 하게 만들겠다”는 등 도저히 입에 담을 수 없는 욕설과 협박이 전화선을 타고 날아들었다. “진짜 정체는 일베 사장 아니냐”며 친여(親與) 사이트와 인사들의 비난 공세도 시작됐다. 오죽했으면 그가 가게 전화선까지 끊어야 했겠는가.

사상과 표현, 언론의 자유는 민주국가의 헌법이 보장하는 민주주의의 근간이다. 정직하게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것은 더 효과적인 방안을 찾아가기 위한 첫 단추이다. 그런데 문재인정부에서는 대통령을 비판하거나 심지어 친문 주류와 다소 결이 다른 입장만 밝혀도 일부 강성 지지자들로부터 수천·수만 건의 ‘문자 폭탄’과 ‘댓글 폭탄’을 받기 일쑤다.

이런 ‘전화폭탄’은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파괴하는 반민주적인 작태다. 배씨의 ‘용기 있는’ 비판이 자신의 정치적 견해와 다르다고 해서 전화로 욕설하고 협박까지 하는 것은 명백한 범죄 행위다. 배 씨와 같은 국민의 솔직한 의견은 오히려 위정자들이 귀를 기울이고 국정에 반영해야 한다. 그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면 그 이유를 조목조목 제시하면 된다. ‘전화폭탄’으로 입을 막으려고 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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