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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네덜란드 반도체 제조장비, 중국 수출 막아...미중 ‘기술 냉전’ 심화

미국, 네덜란드 반도체 제조장비, 중국 수출 막아...미중 ‘기술 냉전’ 심화

기사승인 2021. 07. 18.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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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미국, 네덜란드 ASML 극자외선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 막아"
ASML 노광정비, 5nm 이하 반도체 제조 필수품...삼성 등 확보 전쟁
중국, 네덜란드에 "수출 승인 않으면 양국 무역관계 손상"
ASML 노광장비
미국이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수품인 네덜란드 ASML의 극자외선(EUV)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을 막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사진=ASML 홈페이지 캡처
미국이 첨단 반도체 제조에 필수품인 네덜란드 노광장비의 중국 수출을 막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은 미국 행정부 관리들은 인용해 조 바이든 미 행정부가 네덜란드 ASML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는 것을 승인하지 말라고 네덜란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첨단 노광장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정부는 네덜란드 정부에 대해 수출을 승인하지 않으면 양국 무역 관계가 손상을 입을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ASML의 노광장비는 실리콘 웨이퍼에 EUV를 이용해 5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의 극도로 미세한 회로를 새겨넣을 수 있는 세계에서 유일한 반도체 생산장비이다. ASML의 경쟁사로 거론되는 일본의 캐논과 니콘은 구세대 반도체 제조 장비만 만들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세계 최고·유일의 장비이지만 ASML은 올해 42대, 내년에 55대 제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臺灣積體電路製造), 미국 인텔 등 반도체 기업들이 한대 1억5000만달러(1712억원)의 고가인 이 EUV 노광장비 확보 ‘전쟁’을 벌이고 있는 배경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많은 정책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단절했지만 대중국 강경 정책은 계승하고 있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를 막으면서 동맹국과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에 힘을 쏟고 있고, 동맹국에 화웨이(華爲)·ZTE(중싱<中興>통신) 등 중국 기업의 통신장비를 사용하지 말라고 압박하고 있는 것이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바이든 대통령 취임 한달도 되지 않아 네덜란드의 카운터파트와 통화해 두 나라의 “첨단 기술에 대한 긴밀한 협력”을 강조했고, ASML 장비의 중국 수출을 계속 제한하는 것이 설리번 보좌관의 최우선 업무 중 하나였다고 미 행정부 관리들은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 때인 2019년 찰스 쿠퍼먼 당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네덜란드 외교관들을 백악관에 초청해 “좋은 동맹은 이런 장비를 중국에 팔지 않는다”며 수출 제한을 압박했다.

또 쿠퍼먼 부보좌관은 ASML 노광장비가 미국 부품 없이는 제조할 수 없다는 점을 거론하면서 백악관이 이 부품들의 네덜란드 수출을 금지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고 말했다고 WSJ은 밝혔다.

이와 관련, 한 반도체 전문가는 “전 세계 반도체 제조의 먹이사슬은 미국이 지배하고 있다”며 “전 세계 반도체 제조의 키를 미국·네덜란드·일본 등이 쥐고 있는데 일본의 공급 없이도 어떻게든 반도체를 만들 수 있지만 네덜란드 장비 없이는 최첨단 반도체를 제조할 수 없고, 미국의 승인 없이는 사실상 아무것도 만들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압박으로 네덜란드 정부가 ASML 장비의 중국 수출을 막자 중국 관리들은 네덜란드 정부에 정기적으로 수출 승인을 요청하고 있다고 WSJ은 설명했다.

지난해 네덜란드주재 당시 중국대사는 네덜란드 신문 인터뷰에서 ASML의 첨단 장비의 중국 수출을 승인하지 않으면 양국 무역 관계가 손상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중국이 노광장비를 자체 개발하더라도 ASML의 기술을 따라잡으려면 최소 10년이 걸릴 것으로 추정돼 미국 주도의 대중국 수출 제한에 따른 ‘기술 냉전’에서 중국의 고전이 예상된다.

피터 버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이러한 수출 규제가 남용될 경우 연구·개발(R&D)이 줄어 중기적으로 혁신을 더디게 만들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도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를 악화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다만 버닝크 CEO는 대중국 수출 제한이 ASML의 사업을 저해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수요가 매우 높기 때문이다. ASML은 지난해 매출 약 165억달러, 수익 약 41억달러를 기록했다. ASML은 1990년대에 네덜란드 대기업 필립스에서 분사돼 설립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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