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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호실적 행진’… 채권단 체제 조기졸업 속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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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가영 기자

승인 : 2021. 11. 10. 06:00

그룹 핵심 계열사 실적 개선세 뚜렷
㈜두산 3분기 영업익 전망치 3010억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9% 뛰어올라
3조원대 차입금 5000억원대로 줄어
일각 “두산건설 매각 재추진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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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그룹이 주요 계열사의 호실적을 바탕으로 채권단 체제 조기졸업에 속도를 낼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건설경기 호황에 힘입어 연내 두산건설 매각작업이 재추진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3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두산의 3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3010억원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8.5% 개선된 수치다.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로 전자부문의 영업이익이 개선될 것으로 보이는 데다 연료전지 실적도 개선되면서 견조한 성장을 이룰 것이란 관측이다. 아울러 연료전지파워팩과 협동기계·물류 등 신사업의 손익분기점 도달 또한 예상된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두산중공업은 3분기 연결기준 매출 3조4607억원, 영업이익 2431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7% 개선됐고, 영업이익은 127.5% 폭증했다. 그룹의 캐시카우로 꼽히는 두산밥캣도 3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5463억원, 영업이익 1296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42.5%, 영업이익은 16.5% 개선된 수준이다. 특히 매출은 지난 2012년 이후 분기 최대 수준이다.

그룹 내 핵심 계열사들의 실적이 개선되면서 두산그룹이 연내 채권단 관리체제를 조기 졸업할 수 있을지 시선이 쏠린다.

두산그룹은 유동성 위기에 따라 지난해 6월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으로부터 3조6000억원의 자금을 수혈했다. 이후 골프장(클럽모우CC)과 두산타워, 두산솔루스 등 자산 매각과 함께 유상증자 등으로 적극적 재무구조 개선에 나섰다. 올해 8월 현대제뉴인으로부터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대금 8500억원까지 추가 확보하면서 두산중공업의 잔여 차입금은 500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올해 3분기까지 두산중공업의 순이익이 5626억원임을 감안하면 차입금 상환이 충분히 가능한 수준이다.

특히 최근 두산건설 매각설이 지속 나오고 있어 연내 재무개선 약정 졸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두산건설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장기적 경영 악화를 겪으며 그룹 유동성 위기의 원인으로 지목돼왔다. 지난해 9월 대우산업개발으로의 매각이 추진됐지만 협상이 결렬된 후 아직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건설경기 호황에 힘입어 2010년 이후 11년 만에 상반기 당기순이익 흑자를 달성했다. 2010년 2조4000억원에 달하던 두산건설의 총 차입금은 올해 6월 말 기준 2693억원까지 줄었으며, 지난해 제로였던 신규 수주는 올 들어 벌써 1조원을 넘겼다.

아울러 최근 두산그룹이 비즈니스 비전과 전략 수립을 담당하는 조직을 신설하고 신사업을 담당하는 조직에 새로운 컨트롤타워를 선임하면서 채권단 조기졸업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달 1일 ㈜두산은 지주부문 내에 그룹포트폴리오 총괄을 신설하고 김도원 보스턴컨설팅그룹(BCG) 서울 대표 파트너를 사장으로 임명했다. 김 사장은 25년간 에너지사업 분야를 담당해온 에너지 전문가로 알려진다. 채권단 체제를 조기 졸업한 후 친환경 에너지 전문기업으로의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하고 포트폴리오 재편에 힘을 실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이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조기 졸업을 할 수 있는 상황일 것”이라면서도 “다만 그룹이 신사업으로 수익성을 안정적으로 내기까지 시간이 걸려 조만간 두산건설 매각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도 “건설 경기가 호황이어서 두산건설 매각을 재추진한다면 제값을 받기에도 유리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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