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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국왕 ‘독일 호캉스’에 반정부 시위대 대사관 진출…골칫거리 떠안은 독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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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미리 기자

승인 : 2021. 11. 17.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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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AILAND-PROTESTS/ <YONHAP NO-3472> (REUTERS)
14일(현지시간) 태국 방콕에서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가 도로를 행진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다./사진=로이터 연합
태국에서 군주제 개혁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가 들끓고 있는 가운데 국왕이 독일로 초호화 휴가를 떠난 것으로 알려지면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독일 대사관 앞까지 진출한 시위대를 경찰이 무력으로 진압하면서 태국과 독일 사이에 외교문제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16일(현지시간) 독일 타블로이드 신문 빌트지의 보도를 인용해 마하 와치랄롱꼰 태국 국왕(69)이 지난 10일 독일 뮌헨 힐튼 에어포트 호텔에서 여성 수행원과 남성 경호원의 호위 속에 수영장으로 향하는 모습이 포착됐다고 전했다.

와치랄롱꼰 국왕은 지난 8일 후궁을 포함한 수행원 250명, 반려견 30마리와 함께 독일 바이에른주에 도착해 11일 일정으로 해당 호텔의 전 층을 예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와치랄롱꼰 국왕의 정확한 귀국 날짜는 알려지지 않았다.

한편 태국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잠잠해졌던 군주제 개혁 움직임이 앞선 헌법재판소의 판결로 인해 들불 같이 번지고 있다. 지난 10일 헌재는 지난해 반정부 인사들의 군주제 개혁 요구가 입헌군주제를 전복시키려는 의도가 내재돼 있다면서 관련 움직임을 중단해야 한다는 판결을 내렸다.

이후 1000여명의 시민들이 도심으로 쏟아져 나와 헌재의 판결을 비난하는 시위를 벌였다. 일부 시위대는 독일에 머물고 있는 국왕에게 시위대의 요구사항을 전달하기 위해 방콕에 위치한 독일대사관 앞까지 행진했다. 경찰들은 시위대가 대사관 근처로 접근하는 것을 막기 위해 고무탄을 발사했고 이 과정에서 3명이 부상했으며 1명은 중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태국 현지 언론은 전했다.

시위를 이끄는 대표자 3명은 군주제 종식을 요구하는 성명을 전달하기 위해 독일 대사관 출입이 허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성명에서 “시위대는 전제군주제로의 역행을 반대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겠다”고 밝혔다.

와치랄롱꼰 국왕이 독일을 ‘도피처’로 이용하면서 독일 당국에게는 큰 골칫거리가 생겼다. 앞서 반정부 시위대는 독일대사관을 찾아 국왕이 독일에 머물면서 왕권을 행사했는지 여부를 조사해 달라고 요청하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교부 장관은 “태국에 대한 정치가 독일 땅에서 이뤄져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면서 “만일 독일 땅에서 그들의 국영사업을 행하는 이들이 있다면 독일은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후 독일 외무부 대변인은 국왕이 독일에 머무는 동안 국정은 태국 총리가 다룬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태국 시위 사태에 독일 대사관도 휘말리면서 외교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태국은 1932년 전제군주제를 폐지하고 입헌군주제를 도입했지만 왕실모독죄 등 갈수록 국왕의 힘이 막강해지면서 전제군주제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사고 있다. 시위대는 “개혁은 폐지가 아니다”라고 외치며 태국은 공평한 제도 아래 통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선미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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