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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요소수 대란’ 늑장 대응 논란…‘엇박자’ 행정에 국민 피로만

[취재후일담]‘요소수 대란’ 늑장 대응 논란…‘엇박자’ 행정에 국민 피로만

기사승인 2021. 11. 18.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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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부 최연재 기자
지난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벤처중소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는 요소수 공급 부족 사태에 대한 여야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이날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측은 요소수 부족 사태를 언제 인지하고 있었는지에 대한 질의에 ‘10월 초’라고 답하면서 불거졌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은 “그럼 10월 초부터 지금(8일)까지 약 40일의 골든타임을 놓친거냐”는 지적이 제기됐고,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40일 전에 알았으면 우리의 대응도 달라졌을 것”이라며 코트라 측으로 책임을 몰았다.

이 발언으로 코트라는 ‘40일 늑장 대응’이라는 프레임에 시달렸다. 이후 산업부가 10월22일 코트라의 보고를 받았다고 밝히면서, 비난 내용은 절반으로 줄어든 ‘20일 늑장 대응’으로 바뀌었지만 논란은 피할 수 없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실이 입수한 코트라의 ‘중국 비료 및 요소 수출 규제 관련 조사’ 보고서를 보면, 베이징 무역관은 지난달 22일 코트라 한국 본사에 “중국이 비료 공급난 완화를 위해 수출을 억제하고, 국내 시장에 우선 공급한다”는 내용이 담긴 문건을 제출했다.

보고서에는 중국 관세청(해관총서)이 지난달 11일 ‘비료 29종 수출 검사 의무화’를 고시한 뒤 베이징 무역관은 곧바로 해당 비료 품목과 우리 산업과의 관련성 여부를 분석했고, 이후 현지 조사와 관계자 인터뷰를 추진, 관련 동향 보고서를 21일 코트라 본사에 전달했다고 명시돼 있다. 다만 보고서에는 ‘중국 관세청(해관총서), 29가지 비료 품목에 대한 수출품 세관감독 강화 공지’라는 설명과 함께 요소 비료 등 농업에만 한정돼 있었다. 최근 국내에서 수급 대란으로 난리인 차량·산업용 요소에 대한 내용은 포함되지 않았다.

이와 관련해 코트라 관계자는 “조사 담당자가 어떻게 비료 29종의 특성을 다 아느냐”며 “모든 것을 파악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본사 파견 직원 1명과 베이징 무역관 1명, 이들을 도울 중국인 직원 1~2명이 다라는 것이다. 총 3~4명이 일하기 때문에 인력 부족이 있을 수밖에 없고, 요소수가 정확히 어떤 분야에 필요한 지는 현실적으로 파악하기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보고서에 ‘비료 29종’이라고 적혀 있어 농업 문제라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코트라 측은 요소수가 차량에까지 문제를 미칠 줄은 전혀 예측하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관계자는 21일 현지 보고를 받은 날 산업부가 해당 보고서를 요청해 다음날 바로 전달했다면서 결코 ‘20일 늑장대응’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달 21일 중국산 요소 수입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를 주중 한국대사관으로부터 전달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사태로 전국민은 요소수에 대해 배웠다. 대부분은 요소수가 디젤차·화물차에 필요한지 처음 알았을 것이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다. 문제는 산업부는 요소수가 어디에 어떻게 필요한지 알고 있었다는 점이다. 주중 한국 대사관측으로부터 요소수 문제를 듣자 코트라가 보고도 하기 전 먼저 달라고 한 배경이다. 산업부는 공대 출신의 공무원도 선발한다. 그렇기에 해당 문제는 기존 인력으로 충분히 대응이 가능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 8일 산자위 전체회의에서 김정재 국민의힘 의원은 “올초 석탄 가격이 50% 이상 올랐으면 요소수 공급 차질을 예상했어야 했다”며 “도대체 산업부는 무엇을 했는가”라고 추궁했다. 이에 문 장관은 “결과적으로 그런 부분을 치밀하게 챙기지 못해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였다.

요소수 문제가 가장 먼저 발생한 곳은 한국중부발전이다. 중부발전은 지난달 18일 ‘탈질설비용 요소수 수급 관련 긴급 대응 방안’ 내부 보고가 있었다. 기존 요소수 납품 업체가 계약 해지를 요청하면서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이에 중부발전은 지난달 19일부터 요소수 구매를 추진해 25일 수의계약 형태로 ‘긴급 단가’를 주고 요소수를 조달했다. 서부발전도 지난달 21일 물가 변동을 이유로 요소수 단가 계약 변경을 검토, 27일 새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산업부가 중국으로부터 전해듣기 전부터 이미 현장에선 요소수 문제가 시작되고 있었다.

수뇌부인 산업부를 중심으로 코트라와 에너지 공기업 등 각 유관 기관이 해당 문제를 서로 공유하는 시스템을 일찍이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코트라가 제일 걱정했던 농업 문제는 이제 시작이다. 국내 한 비료 생산업체는 요소수 부족으로 생산률이 10% 아래로 떨어졌다고 한다. ‘요소수 품귀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10배 이상 오른 요소수 가격은 결코 안정되지 못한다. 시스템의 문제일까 업무에 대한 태도 문제일까. 서로의 탓을 하며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 사이 국민만 피해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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