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 후 4년새 영업이익 634% 성장
지분 100% 아닌 70% 인수 이유 등
공정위-SK 간 치열한 공방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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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총수가 전원회의에 직접 출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실트론 지분 취득 과정에 위법성이 없다는 것을 직접 소명하면서 진정성을 보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대기업 총수의 계열사 지분 인수와 관련 공정거래법 상 사업기회 제공 여부를 따지는 공정위의 첫 판단이어서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결과에 따라 대기업 총수들의 신성장동력 발굴 의지가 꺾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책임경영 강화, 지속적인 투자 의지 표명의 일환으로 미국 로봇회사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지분 20%를 직접 사들인 사례가 있는데, 이런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는 것이다.
12일 공정위와 업계 등에 따르면 공정위는 15일 전원회의에서 ‘SK의 특수관계인에 대한 부당한 이익 제공 행위 사건’을 심의할 예정이다. 이번 전원회의에는 사건의 당사자인 최 회장이 직접 출석한다.
전원회의에서 다뤄질 SK실트론 의혹은 SK㈜가 2017년 SK실트론(당시 LG실트론)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사건이다. 당시 SK㈜는 LG로부터 실트론 지분 51%를 주당 1만8139원에 인수했고, 이어 잔여 지분 중 19.6%를 주당 1만2871원에 추가로 사들였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빠지면서 주당 가격이 낮아졌는데, 남은 지분 29.4%는 최 회장이 직접 매입했다. SK㈜가 잔여지분을 모두 사들이지 않고 최 회장이 인수하면서 고의적으로 최 회장에게 이익이 될 수 있는 사업기회를 넘겼다는 논란이 발생했다.
쟁점은 최 회장이 SK실트론 지분을 매입하면서 이익이 될 사업기회를 얻었는지 여부다. 문제를 제기했던 경제개혁연대는 SK실트론을 인수할 당시 반도체산업의 호황으로 SK하이닉스 등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며 SK㈜나 그룹에 이익이 될 사업기회에 해당한다고 주장해왔다. 사업기회 중 일부를 의도적으로 최 회장에게 넘겼다는 것이다. 공정위 역시 이에 대한 혐의 입증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 SK실트론은 SK에 인수된 이후 큰 실적 성장세를 보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K실트론의 2016년 매출액은 8363억원, 영업이익은 340억원 수준이었다. 하지만 이후 실적 개선세를 보였고 지난해 기준 매출액 1조7006억원, 영업이익 2494억원으로 103%, 634% 성장했다.
다만 SK 측은 이미 70.6%의 지분을 확보, 안정적인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추가 지분 취득을 하지 않았던 것이라고 설명해왔다. 경영판단에 따라 잔여지분을 인수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업기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한 최 회장이 매입한 잔여 지분의 경우,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인수가 진행된 건이기 때문에 SK가 최 회장에게 사업기회를 몰아줬다고 보기 어렵다고 전했다.
반도체, 웨이퍼 산업 전망이 장밋빛이었다면 당시 LG와 채권단이 실트론을 매각한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SK는 국제협회 보고서 등 웨이퍼 산업 전망을 부정적으로 평가한 자료를 통해 반박할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SK㈜가 잔여지분 중 19.6%만 매입한 이유에 대해서도 논쟁거리다. SK㈜가 지분을 모두 매입할 수 있는 여력이 있었음에도 이를 시행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SK 측은 상법상 사명변경, 정관변경 등 특별결의를 위해서는 지분의 3분의 2을 보유해야 했기 때문에, 이 조건을 충족시키는 최소한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한다. 이미 연간 투자 예산의 50% 가량을 소진한데다, 물류센터와 모빌리티 등 투자가 예정돼 있던 만큼 특별의결 충족 지분만 인수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이 왜 SK실트론의 잔여 지분을 취득했는지도 주목 당시 해외 업체들이 SK실트론 지분 인수를 시도했는데, 외국 자본으로 실트론 지분이 넘어갈 경우 기술 유출 우려가 있었다고 SK 측은 설명한다. 최 회장이 이를 방어하기 위해 직접 공개경쟁입찰에 참여, 잔여 지분 인수에 나섰다는 얘기다.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인수와 관련 이사회의 공식 논의를 거치지 않는 점도 문제삼은 바 있다. SK측은 공정거래법에 따라 이사회 결의가 필요하지 않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최 회장은 이사회 필요 여부를 사내외 다각도로 확인했다고 전했다.
공정위가 3년에 걸쳐 들여다본 사안인 만큼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공정위와 SK 측의 치열한 공방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 회장이 직접 참석하는 만큼 이번 전원회의 결과에 대한 관심도 큰 상황이다.
한편 전원회의의 과징금과 시정명령 등 결정은 1심 재판과 같은 효력을 발휘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