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최태원 SK회장, 15일 공정위 자진 출석해 ‘사익편취’ 논란 정면돌파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11212010006845

글자크기

닫기

윤서영 기자

승인 : 2021. 12. 12. 15:42

-공정위, 15일 'SK실트론 사건' 전원회의...총수 참석 이례적
-'상당한 이익될 사업기회' 제공 여부가 최대 쟁점
-SK "최 회장, 채권단 주도 공개입찰에서 지분 취득"
최태원 SK 회장_(1)
최태원 SK그룹 회장/제공 = SK그룹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오는 15일 정부세종청사 심판정에서 열리는 공정거래위원회의 ‘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 사건 전원회의에 직접 출석해 입장을 밝힌다. 이번 회의에선 SK실트론 지분 취득 과정에서 최 회장의 사익편취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업계에선 최 회장이 직접 위법성이 없었다는 변론을 자처하고 나선 만큼 전원회의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올지 주목하고 있다. 하지만 공정위 전원회의 결과 과징금·시정명령뿐 아니라 검찰 고발 조치까지 나올 경우 SK그룹은 큰 부담을 안게된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대기업 총수인 최 회장이 직접 공정위 전원회의에 출석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공정위 심판은 민사재판처럼 당사자가 반드시 나오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애초 지난 8일로 예정됐던 전원회의는 최 회장이 직접 출석 의사를 밝힘에 따라 15일로 일정이 미뤄졌다. 공정위는 최 회장이 최근 전원회의의 비공개 심의를 요청함에 따라 일부만 공개하기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선 최 회장이 직접 SK실트론 지분 인수 당시 상황과 배경 등을 변론함으로서 전원회의 위원들을 얼마나 설득시킬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해당 사안은 지난 2017년 SK㈜가 반도체 웨이퍼 생산 회사인 SK실트론(당시 LG실트론)을 인수합병하면서 시작됐다. SK㈜는 그해 1월 6200억원을 투입해 우리은행 등 채권단이 소유한 실트론 지분 51%를 주당 1만8138원에 사들였다. 이어 같은 해 4월 잔여 지분 49% 가운데 19.6%를 주당 30% 가량 싼 1만2871원에 추가로 매입했다. 나머지 29.4%는 최 회장이 주당 1만2871원에 사들여 실트론은 SK와 최 회장이 지분 100%를 보유한 회사가 됐다.

하지만 시민단체는 SK㈜가 지분 51%를 취득한 뒤 남은 잔여 지분 49%를 모두 사들이지 않은 것을 두고 문제를 제기했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빠져 주식을 30%가량 싸게 살 수 있었음에도 SK㈜가 당시 LG실트론 잔여 지분 49% 중 19.6%만 매입하고, 나머지 29.4%는 최태원 회장이 매입할 수 있게 해 부당한 이익을 보게 했다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SK실트론 지분 취득 과정에서 최 회장이 총수익스와프(TRS)계약을 맺은 것도 문제가 되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TRS는 증권사가 실제 투자자 대신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해 주식을 매수한 후 투자자로부터 수수료를 받는 것으로, 보통 투자자가 자금이 없을 경우 이같은 방식으로 지분을 취득하는 파생거래상품이다.

당시 한국투자증권은 발행어음으로 조달한 자금 1673억원을 SPC에 대출해줬고, 해당 SPC는 최 회장과 TRS계약을 맺고 있어 최 회장은 이 계약으로 자본 없이 SK실트론 지분(19.4%)을 우회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금감원은 한투증권이 사실상 개인대출을 해준 것으로 보고 제재를 내렸으나, 제재받은 직원이 소송을 제기하면서 현재 2심이 진행 중에 있다. 1심에서 법원은 해당 대출이 기업대출이라고 봤다.

공정위는 2018년부터 관련 내용을 조사한 후 SK측에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취득에 대한 위법성이 있다는 내용의 심사보고서를 발송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과징금·시정명령뿐 아니라 검찰 고발 조치까지 하는 방안을 심사보고서에 담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정위는 이번주 열리는 전원회의에선 SK㈜가 지분 100%를 소유하지 않은 배경와 최 회장의 SK실트론 지분 확보 이유 등을 따져 물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공정위가 공정거래법을 어기고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로 볼 것인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만약 이날 회의에서 최 회장의 위법성이 인정될 경우 SK는 최 회장의 지분인수 취득가액의 최대 10%를 과징금으로 내거나 행정소송을 제기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SK측은 이미 SK실트론을 인수하면서 LG측에 6000억원이 넘는 현금을 지불해 자금 여력이 부족했고, 이미 지분 2/3을 확보했기 때문에 추가 지분이 필요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SK 측은 특히 이번주 전체회의에서 당시 최 회장의 지분 인수가 ‘상당한 이익’인지 불투명했고, 또 공정위의 조사 결과는 시장 상황이나 업계 사정에 대한 이해 부족에 따른 결과론적 주장이라는 반론을 펼 전망이다. 실제로 반도체 산업 전망이 장밋빛이었다면 LG와 채권단이 왜 실트론을 매각했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게 SK 측의 입장이다. 이를 뒷받침하고자 웨이퍼 산업 전망을 부정 평가한 2017년 무렵의 국제협회 보고서, 글로벌 웨이퍼 업체의 주가 폭락 사례 등을 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SK㈜는 또 경영권 확보 후 19.6%만 추가로 인수하며 주총 특별결의요건을 갖춘 70.6%를 확보한 만큼 남은 지분을 확보할 이유가 없었다고 주장한다. 특히 불필요한 추가 투자를 아껴 2017년 7월 글로벌 물류회사 ERS 지분 인수와 이듬해 SK바이오팜 유상증자 투자 등으로 상당한 수익을 창출했다는 점을 강조할 예정이다.

SK 측은 최 회장의 지분 인수 과정도 채권단이 주관한 공개경쟁입찰을 통해 외국 업체와의 경쟁 끝에 투명하고 공정하게 이뤄졌다고 주장해왔다.

이사회를 열지 않았다는 지적에는 투자할 의도가 없는 상황에서 ‘투자하지 말자’고 이사회에서 의결하는 경우가 없으며, 그런데도 최 회장은 이사회 의결이 필요한지를 사내외에 다각도로 확인한 끝에 이사회 상정이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받았다는 게 SK 측의 입장이다.

최 회장과 SK 측은 이번주 전체회의에서 이같은 점을 들며 관련 의혹들을 조목조목 반박하며 위법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원회의의 과징금과 시정명령 등 결정은 1심 재판과 같은 효력을 발휘한다. SK가 제재에 불복하면 고등법원에 과징금·시정명령 취소 처분 소송을 제기한 뒤 법정 싸움을 이어가야 한다.

특히 이례적으로 전원회의가 검찰 고발 조치를 제재에 포함할 경우 공정위는 검찰에 고발 결정서를 보내고, 검찰은 공정위의 조사 자료 등을 바탕으로 SK㈜와 최 회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하게 된다. 최 회장이 이례적으로 직접 전원회의에 출석하겠다고 결정한 것도 이런 점을 고려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총수 참석 여부가 회의 결과에 영향을 줄거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밝혔다.




윤서영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