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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준학 NH농협은행장의 취임 일성입니다. 권 행장은 또 “디지털금융 혁신은 농협은행의 미래가 달린 생존과제로 고객 중심의 플랫폼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면서 “데이터 기반 마케팅 강화, 빅테크 제휴, 디지털 신사업 육성 등을 통해 언제 어디서나 고객과 함께 하는 생활금융 플랫폼을 구현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농협은행이 가상자산 ‘김치프리미엄’을 노리는 환차기 일당의 놀이터로 전락하면서 권 행장이 제시한 디지털 경쟁력 강화 목소리도 조금은 무색해졌습니다. 디지털 서비스 활성화에 집중하다보니 정작 리스크 관리에는 소홀했던 거 아니냐는 지적이 나옵니다.
환치기 일당은 한·일 간 비트코인 등 가상자산 가격이 큰 차이를 보인다는 점을 노리고, 환치기 수단으로 농협은행 체크카드를 선택했습니다. 한국에서 농협은행 계좌에 입금한 뒤 일본에서 체크카드로 돈을 찾아 일본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코인을 샀고, 코인을 한국에서 팔아 막대한 시세 차익을 거뒀습니다.
이 과정에서 환치기 일당이 굳이 농협은행 체크카드를 창구로 활용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다른 은행과 카드사들은 지난 6~7월 체크카드 인출 한도를 사람을 기준으로 제한했던 것과 달리, 농협은행은 카드를 기준으로 한도를 설정하면서 허점이 있었던 거죠.
농협은행도 다음 달 3일부터 사람을 기준으로 체크카드 인출 한도를 설정하기로 했습니다.
농협은행은 체크카드 고객이 다른 금융사와 비교해 월등히 많아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단계적으로 조치했다는 입장인데요. 하지만 환치기 일당들에게 매력적인 수단이 됐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게다가 농협은행의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에 걸러지지 않고 장기간 이어졌다는 점도 의문입니다. 한 금융권 인사는 “단기간에 해외 인출이 많았다면 이상거래 징후로 탐지도 됐을 것”이라며 “장기간 환치기에 이용됐다는 점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농협은행은 1000만원이 넘는 이상거래는 모두 금융당국에 보고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하지만 환치기에 대한 늑장대응이 고객 신뢰 실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한 것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농협은행이 미국에서 자금세탁방지 관련 내부통제 미비로 100억원대 벌금을 부과받은 게 불과 몇 년 전입니다.
내년은 권 행장 체제 2년차입니다. 올해는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면, 내년에는 자금세탁 리스크 관리 등 은행 신뢰도를 높일 수 있는 경영전략이 필요해 보입니다. “은행은 고객 신뢰를 바탕으로 성장한다”는 기본에 충실해야 할 때입니다.








![조은국[반명함] 사진 파일](https://img.asiatoday.co.kr/file/2021y/12m/24d/202112240100258410014616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