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구속 128.3㎞로 ‘느림의 미학’을 보여주던 유희관이 18일 은퇴를 선언했다. 150km를 던지는 강속구 투수들이 각광받는 프로야구 마운드에서 느려도 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해낸 주인공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됐다.
두산 베어스 구단은 “유희관이 현역 은퇴 의사를 밝히고 ‘제2의 인생’을 시작하기로 결심했다”고 밝혔다. 유희관은 17일 오전 구단을 찾아 이 같은 뜻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희관은 2009년 두산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서 14년을 보냈다. 유희관의 1군 개인 통산 ‘281경기, 1410이닝, 101승 69패 1세이브 4홀드, 평균자책점(ERA) 4.58’ 등을 기록했다. 두산 선수 중 유희관보다 승수가 많은 투수는 우완 장호연(109승)뿐이다. 좌완으로서는 최다승이 된다.
KBO리그 역대 4번째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에 빛나는 유희관은 두산 최초 110승을 앞뒀지만 미련 없이 은퇴했다.
2021시즌 4승 7패 ERA 7.71 등의 성적으로 하락세가 뚜렷했던 만큼 욕심 부리지 않고 마운드를 떠나기로 한 것이다.
유희관 야구 인생에서 가장 빛난 해는 2015년이다. 생애 최고 성적은 물론 ‘최동원상’과 첫 우승을 만끽했다. 유희관은 2015시즌 30경기(189.2이닝) 18승 5패 ERA 3.94 126탈삼진 44볼넷으로 리그 최정상급 선발투수로 우뚝 섰다. 2016시즌에는 ‘선발 판타스틱4’의 한 축을 담당하며 두산의 한국시리즈 2연패에 이바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