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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부담 커지는데…‘배달비 잡기’ 정책 효력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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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동환 기자

승인 : 2022. 01. 24. 17:59

정부, 플랫폼별 비용 공개 조치
자영업자, 대행사와 수익 나눌때
가격경쟁력 높이려 수수료 지불
배달 수요 늘며 기사 몸값 상승
배달
/제공=게티이미지뱅크
#직장인 배모씨(32·서울 강남구)는 “이달 2만원 상당의 음식을 시키는 데 배달비가 7000원이었다”며 “평소 배달비가 2~3000원일 때도 부담을 느껴 직접 매장으로 주문한 음식을 가지러 가곤 했는데 불편하더라도 당분간 배달 주문은 시키지 않겠다”고 털어놨다.

#제주도에 사는 학생 김모씨(26)는 “치킨 한 마리 먹는데 시내와 멀리 떨어져서 그런지 배달비가 음식 원가보다 비쌌다”며 “덕분에 집에서 요리 실력이 늘고 있다”고 비꼬았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치솟는 배달비로 자영업자들이 음식값을 올리면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나날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이에 오르는 배달비를 잡기 위해 차선책을 내놨다. 24일 기획재정부(기재부)와 소비자단체 등에 따르면 소비자단체협의회는 2월부터 배달플랫폼별 배달비 현황을 공시할 예정이다. 소비자단체협의회 사이트에서는 배달플랫폼별 배달비 차이, 거리별, 배달방식별(묶음·단건) 배달비 정보를 매달 1회씩 공개한다.

이억원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 21일 열린 제3차 물가관계차관회의에서 “최근 급격히 상승한 배달수수료는 외식 물가 상승의 주요 이유 중 하나”라며 “지금까지는 소비자들이 배달비를 비교하려면 일일이 배달 플랫폼에 들어가야 하는 불편함이 있었지만 앞으로는 정보를 한눈에 확인할 수 있도록 표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배달의민족 앱
배달앱에서 음식을 주문하는 데 배달료가 6000원으로 총 주문금액의 절반에 달하는 모습 /제공=배민
하지만 이러한 조치가 ‘배달비 폭등’을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실제로 소비자가 부담하는 배달비를 조정하는 권한은 자영업자 손에 달렸기 때문이다. 가령 배달 주문이 생기면 자영업자는 배달대행업체·배달플랫폼의 배달 기사를 불러 이들 업체에 ‘배달수수료’를 지급한다. 그후 자영업자는 ‘배달수수료’ 일부를 ‘배달비’ 형태로 소비자와 나눈다.

예를 들어, A자영업자가 B배달대행업체에 배달수수료 만원을 지급해야 하는 상황으로 가정하면 A자영업자는 다른 업체와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만원 전액을 본인이 부담할 수 있다. 이러면 소비자가 지불할 배달비는 0원인 셈이다. 다만 A자영업자가 마진을 위해 4000원을 부담하면 소비자는 6000원의 배달비를 떠안는 구조다.

배달비가 치솟는 이유는 갈수록 높아지는 ‘배달 수요’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1인가구가 늘고 단건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쿠팡이츠, 배달의민족 배민1 등 배달플랫폼이 자체 배달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기사 확보에 집중해왔다”며 “이에 배달대행업체는 배달플랫폼으로부터 기존에 있던 기사들을 뺏기지 않도록 이들의 몸값을 올리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자영업자는 배달 시장의 현 상황에 대해 답답함을 호소했다. 서울시 강동구 소재의 한 치킨집을 운영하는 한모씨(54)는 “장기화되는 거리두기로 인해 매출이 이미 반토막 났다”며 “여기에 배달플랫폼 중개료, 배달비, 각종 수수료와 높은 식자재 비용까지 전부 부담하면 실제로 남는 수익은 10%도 채 안된다”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는 아들이 휴학을 신청하고 1년 가까이 배달을 도와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도 배달료 인상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배달료 인상에 대한 피해는 모두 소비자와 자영업자의 몫”이라며 “현재는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으로 배달 수요가 유지될지 모르지만 이러한 상황이 지속되면 소비자들도 배달시장을 외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동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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