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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연준의 긴축은 시장의 방향성을 바꿀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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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2. 03. 29.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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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광남 미래에셋증권 디지털리서치팀 팀장
지난해 하반기부터 이어지고 있는 인플레이션 현상이 금융시장에 지속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해 래리 서머스 미국 전 재무장관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무사안일한 상황 인식이 큰 문제를 일으킬 거라 발언했었다. 지금은 인플레이션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더해지며 물가 압력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게다가 최근 세계 공장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마저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경제봉쇄 조치를 시행하면서 조금 완화될 듯하던 공급망 이슈도 다시 불거지고 있다.

지난주에도 래리 서머스 전 장관은 스태그플레이션까지 가지 않으려면 단기금리를 5%까지 올려야 한다며 매우 강경한 발언을 이어갔으며, 이 같은 기조 속 연준도 인플레이션에 대한 태도를 180도 바꿨다.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부터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비하기 위해 매파적인 성향을 보였고 올 1월 회의부터는 경기보다 물가 안정에 좀 더 무게중심을 두며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화했다.

그 방점은 이번 3월 FOMC였는데 연준은 25bp 금리 인상을 시작했고 물가 전망을 큰 폭으로 상향했다. 또한 점도표를 통해 기준금리 인상 횟수도 지난 회의 대비 크게 늘렸다. 더욱 하이라이트였던 부분은 FOMC 이후 연준 위원들의 발언이었는데 매, 비둘기를 가릴 것 없이 매우 강경한 발언을 이어갔으며 다음 회의에서 빅 스텝(한 번에 50bp 금리 인상) 가능성과 물가를 잡기 위해서라면 더 빠른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도 동반해서 시행할 것을 시사했다. 기존에는 연준 위원들의 성향에 따라 금리 인상 전망이 엇갈렸다면 현재는 모두 통일된 기조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공격적인 연준에 목표는 확실해 보인다.
문제는 연준 위원들의 발언처럼 공격적인 긴축이 경기둔화를 유발하지 않고 성과를 거둘 수 있느냐는 것인데, 개인적으로 경기 둔화 없는 긴축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생각한다. 즉 금융시장 입장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 둔화는 어느 정도 인정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왜 연준은 입장을 이렇게 급선회했을까? 결국은 인플레이션 급증으로 인한 발생할 피해의 규모가 금리 인상으로 인한 경기둔화 리스크보다 부정적 영향이 휠씬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한다.

과거 인플레이션 사례와 팬데믹 이후에 발생한 인플레이션을 비교해 보면 왜 연준이 물가 제어에 조금 더 방점을 찍고 있는지 추측해 볼 수 있다. 과거 인플레이션 시기를 보면 몇몇 경기적인 특징을 제외하고는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1·2차 석유 파동(이스라엘·아랍 전쟁), 걸프 전쟁 등 대부분 전쟁 이후에 발생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팬데믹도 소위 인류와 질병의 전쟁으로 표현하곤 하는데, 실제 전쟁 이후 발생했던 인플레이션 상승 요인과 현재의 상황도 굉장히 유사하다.

과거 전쟁 이후 발생한 인플레이션은 전시 물자를 공급하기 위해 전환된 공급망 변화가 촉발한 공급 부족, 전쟁 이후 이어진 경기 확장에 따른 고용 호조, 지정학적 우려에 따른 고유가 등이 주된 원인이었다. 다만 과거 사례에선 인플레이션 상승에 영향을 미친 요인이 중첩되지 않았다면 이번 팬데믹 이후 발생한 인플레이션은 위에 언급한 모든 요인이 결합되어 있다는 점이 문제다. 결국 과거 인플레 사례에 영향을 미친 모든 요소가 이번에 발생한 인플레이션에 중첩된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종합해 보면 인플레이션의 빠른 해소는 어려워 보인다. 그렇게 때문에 연준도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한 것이라고 판단한다.

결국 연준의 태도가 다시 변화하기 위해서는 언제, 어떻게 물가 압력이 낮아질지 여부가 중요할 것이다. 그 시점의 차이가 금융시장의 관점에서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것이라고 판단한다. 과거 대비 다른 특징이 있다면, 팬데믹이 촉발한 공급망 병목은 생산시설에 타격을 주지 않았다는 점과 인공지능(AI), 로봇, 자동화 등 최첨단 기술에 기반한 생산성 증대 그리고 물가를 잡기 위해 달라진 적극적인 연준의 태도 변화가 물가 제어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된다는 점이다. 다만 당분간 공격적인 연준의 기조로 인한 일부 지표의 부진과 경기 둔화는 불가피할 것이며 이에 따른 변동성 확대 국면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연준이 기대 인플레이션을 제어하며 물가를 컨트롤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 시켜줄 경우 시장은 단기 긴축으로 인한 경기 둔화 우려보다는 장기적인 경기 확장에 집중하며 장기 우상향 기조를 지켜나갈 것이라고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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