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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평소 본연의 업무 충실해야 오해 안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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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 2022. 04. 03. 18:06

정권 과도기에 감사원이 여러 곳에 칼을 들이댈 모양이다. 감사원은 문재인 정부에서 논란이 일었던 주택통계와 일자리 통계 등 국가 통계시스템 전반에 대한 감사를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가 하면 법무부 역시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목숨을 걸고 추진했던 ‘임대차 3법’의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냈다고 한다.

지난 2020년 주택가격 급등 시 정부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말이 있었는데 국민의힘은 이를 “죽은 통계”로 봤다. 소득분배와 일자리 지표 등 국가통계를 유리한 방향으로 ‘마사지’ 한다는 논란도 살필 전망이다. 감사원은 대선 부실 관리로 말썽을 빚은 선관위를 감사하고 임기 말 장·차관의 해외 출장이 잦은데 외유 여부도 따져볼 가능성이 크다.

감사원은 ‘창업·벤처기업 지원·육성’ ‘소재·부품·장비산업 지원시책 추진’ 등도 들여다보는데 이들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정책이다. 감사 계획에 힘 빠진 권력의 정책이 들어있어 항간에는 신(新)권력과 코드를 맞추는 게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감사원은 감사계획은 협의를 거쳐 올 1~2월에 이미 결정된 내용이라며 정치적 상황 고려는 억측이라고 했다.

법무부는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 상한제와 전월세 신고제로 이뤄진 ‘임대차 3법’의 재검토가 필요다고 했다. 정부와 민주당이 이 법을 입법 폭주할 때 법무부는 어떤 태도를 보였었나. 법무부는 또 5년간 방치됐던 특별감찰관을 오히려 강화해 독립기관으로 승격하고, 장관 수사지휘권도 폐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는데 현 정부 정책과는 거꾸로 가는 행보다.

감사원과 법무부는 나라 근간을 세우는 중추적 기관이다. 감사원 감사계획이나 법무부 태도 변화는 순수하게 본연 업무의 연속으로만 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다. 새로운 권력이 등장하면 보조를 맞추는 게 권력의 속성이겠지만 평상시 본연의 업무에 충실해야 오해를 받지 않는다. 정권이 강할 때는 잠잠하고 약하면 말하는 인상을 줘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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