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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서 대만·베트남인 ‘취업사기·인신매매’ 피해 속출

캄보디아서 대만·베트남인 ‘취업사기·인신매매’ 피해 속출

기사승인 2022. 08. 21.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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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캄보디아의 한 카지노에서 탈출, 강을 건너 베트남으로 돌아온 베트남인들이 당국의 조사를 받고 있는 모습./제공=안장성 국경수비대
캄보디아에서 취업 사기에 속아 감금된 채 강제노동으로 혹사 당하거나 인신매매 피해를 입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다. 수십명의 베트남인들이 강과 국경을 넘어 탈출한 데 이어 수백명의 대만인들도 인신매매 피해를 입었을 가능성에 대만 당국도 조사에 나섰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취업사기와 인신매매 등으로 피해자가 속출한 국가는 베트남이다. 21일 베트남 외교부 등 당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에만 250명이 넘는 베트남인들이 캄보디아에서 구조됐다. 이들은 업무 강도가 낮고 높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다는 말에 속아 캄보디아에 갔지만 도착 이후 보이스피싱이나 온라인 불법도박 등 범죄조직이나 카지노 등에서 감금된 채 구타·폭언에 시달리며 강제노동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8일에는 캄보디아 칸달주(州)의 카지노에서 42명의 베트남인들이 탈출했다. 이들은 급여와 휴식시간마저 제대로 받지 못했고 "베트남으로 돌아가려면 3만달러(약 4000만원)의 보상금을 내라"는 협박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기회를 엿보던 이들은 카지노를 탈출, 강으로 뛰어들어 헤엄치며 국경을 넘어왔다. 이 과정에서 한 명이 강물에 휩쓸려가고 한 명은 카지노 측에 붙잡히기도 했다.

대만인들의 피해도 심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만 매체 포커스타이완에 따르면 당국은 지난 18일 최소 373명의 대만인들이 가짜 구인광고를 통해 캄보디아에 기반을 둔 범죄·사기 조직에 일하도록 속았고 최소 333명이 발이 묶였다고 발표했다.

대만 내각 대변인은 "취업을 미끼로 젊은 청년들을 캄보디아로 유인하는 취업 사기가 급증하고 있다"며 이들 중 대부분이 보이스피싱 조직 등에서 강제로 일하고 있고 일부는 성적 착취를 목적으로 인신매매 범죄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40명은 귀국했지만 당국은 "매달 평균 약 1000명의 대만인이 캄보디아로 출국하지만 100명 남짓만 귀국했다"며 "적어도 2000명, 사각지대를 고려한다면 많게는 5000명의 대만인이 자신의 의지와 달리 캄보디아에 발이 묶여 있을 것"이라 추정하고 있다.

대만 당국은 해당 문제를 처리하기 위해 부처 간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당국은 신베이시에서도 인신매매 3개 조직에 속한 용의자 16명과 타이중시에서 페이스북에 올린 구인광고로 취업사기와 인신매매에 가담한 용의자를 체포하는 등 수사와 단속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캄보디아와 미수교국가인 대만은 양국이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채널도, 현지 대사관도 없어 난항을 겪고 있다. 대만을 자국 영토라고 주장하고 있는 중국은 이를 틈 타 "대만이 중국 정부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은 것이 매우 유감스럽다"며 "대만 동포 모두 중국 국민이다. 해외 거주 대만 동포들은 중국 대사관과 영사관에 연락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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