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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서쓰고 한판 뜨자” 삼성SDI에 무슨 일이

“각서쓰고 한판 뜨자” 삼성SDI에 무슨 일이

기사승인 2022. 09. 29.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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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회서 삼성SDI 노조 탄압 증언대회
노조 지회장 협박한 울산사업장 인사팀장
노조 항의하자 회사는 솜방망이 징계
발언하는 이은주 비대위원장<YONHAP NO-4511>
정의당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이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삼성SDI 노조 탄압사례 증언대회'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한석호 정의당 비상대책위원(사진 오른쪽부터), 이은주 비상대책위원장, 박경선 금속노조 부위원장, 박성철 삼성SDI 천안지회장, 김성용 삼성SDI 울산지회장./사진=국회사진기자단
삼성SDI 천안·울산사업장에서 노동조합 활동을 회사 차원에서 탄압하고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020년 5월 대국민 사과에서 노조 인정을 약속했지만, 각 계열사 사업장 인사팀은 '무노조 경영' 시절에 머무르고 있는 분위기다.

김성용 삼성SDI 울산지회장은 28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삼성SDI 노조 탄압 증언대회'에서 "이재용 부회장의 노조 인정 이후에도 삼성SDI에서는 노조 탄압이 발생해왔다"며 "지난 연말 최윤호 삼성SDI 대표이사가 노조와 만난 자리에서 공생(共生)을 약속한 후에도 회사 관리자들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입을 열었다.

김 지회장에 따르면 삼성SDI 울산사업장에서는 지난 연말 회사 관리자가 노조 지회장과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에게 폭언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는 "지난해 12월 회사 관리자가 지회장에게 전화를 해 다짜고짜 '사고치기 싫다. 건드리지 마라, 각서쓰고 한판 뜨자, 노사위원이 벼슬이냐' 등 여러 폭언과 협박을 했다"며 "삼성SDI 울산지회는 울산사업장 인사팀에 직장 내 괴롭힘과 폭언 협박으로 해당 관리자를 고발했지만 구두 경고라는 가벼운 수위의 징계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SDI에서는 일반 임직원들이 폭언·협박을 하면 중징계를 받는 것이 당연하게 예상되는 일인데 인사팀에서 노조 탄압을 한 사측 관리자에게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것"이라며 "조합원들에게 심적 고통을 안겨준 삼성SDI 울산사업장 관리자와 인사팀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덧붙였다.

지난 1월에는 조합원이 회사 고과평가에 부당함을 느끼고 이의신청을 제기하자 인사팀장이 "왜 고과 결과가 부당하다고 생각하는지 모르겠다. 현재 결정 난 고과의 점수보다 더 하위 고과를 줘야겠네"라고 황당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천안사업장도 노조와 공생과는 거리가 먼 분위기다. 박성철 금속노조 충남지부 삼성SDI 지회장은 "올해 6월 지회 설립 후 회사 정문 버스 승하차장에서 노조가입 홍보를 위한 유인물을 나눠주자 회사가 사유지 불법 점거라고 몰아세웠다"고 말했다.

조합원들의 회사 내 조끼 착용을 제한하려 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박 지회장은 "지회 설립 당일 노조에 가입한 조합원들이 작업현장에서 조끼를 착용하자 회사 관리자가 '조끼를 착용하면 작업에 방해된다. 고과평가에 불리할 수 있다'고 협박했다"며 "삼성SDI 천안사업장은 수많은 직원들이 조끼를 입고 일하는데 노조활동 탄압이자 부당노동행위다"라고 설명했다.

박 지회장은 이 외에도 삼성SDI의 조합비 일괄공제(체크오프), 산별기금 납부 거부를 노조탄압 사례로 소개했다.

삼성SDI는 교섭 대표노조인 한국노총 삼성SDI 울산노조, 민주노총 금속노조 울산·천안 지회 등의 복수노조가 활동하고 있다. 이 가운데 민주노총은 250명가량 가입한 상태다. 울산지회는 2014년 삼성의 무노조경영 시절 발족했고, 천안은 올해 6월 활동을 시작했다. 다만 삼성SDI 직원 수는 지난 6월 기준 1만1502명으로 노조 가입 비율은 아직 미미한 편이다.

삼성SDI를 포함한 삼성 계열사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사 갈등은 다음달 5일 열릴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도마 위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 김진환 삼성전자판매 3팀 팀장이 직원사찰의혹 관련 사실관계와 입장확인을 위한 고용노동부 국감 증인으로 확정됐다. 김항열 삼성전자 1노조위원장과 김봉준 삼성엔지니어링 노조위원장은 노조파괴행위 관련해 참고인으로 채택됐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삼성그룹 전반의 노사 문제에 대한 질문이 나올 가능성도 크다. 이 장관은 2020년 9월부터 올해 4월까지 삼성전자, 삼성SDI에서 노무 자문위원으로 재직했던 인물이다. 삼성이 노조를 인정한 후 노무 관련 자문을 했던 만큼 최근까지 불거지고 있는 노사 갈등에 대해 어떤 답변을 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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