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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연극계 스타 마케팅의 득과 실

[기자의눈]연극계 스타 마케팅의 득과 실

기사승인 2023. 03. 13.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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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원
전혜원 문화부 부장
청춘스타 김유정·정소민, 대세 배우 손석구, '오징어게임'의 박해수…. 스타 배우들이 줄줄이 연극 무대로 향하고 있다.

최근에는 정보석과 유동근이 추상표현주의 거장 마크 로스코의 생애를 담은 연극 '레드'에 출연했고 김상중과 이일화가 서스펜스 스릴러 연극 '미저리'로 관객과 만났다. 소유진, 진지희 등이 출연한 '갈매기'도 지난달 막을 내렸다.

영화관이나 브라운관에서만 만나던 유명 배우들의 무대행으로 연극계가 모처럼 들썩이고 있다. 가뜩이나 팬데믹으로 움츠러 들었던 연극계에 신선한 활력을 불어넣는다는 면에선 긍정적이다. 하지만 스타 캐스팅으로 티켓 가격이 올라 관객 부담이 커진 것은 달갑지 만은 않다.

김유정과 정소민 뿐만 아니라 김성철, 이상이, 채수빈, 정문성 등 많은 배우들이 출연하는 '셰익스피어 인 러브'는 VIP석 가격이 11만 원으로, 국내 연극 최고가를 기록했다. 여타 연극들도 티켓 가격이 다수 인상됐다.

공연 시장 저변을 넓히는 데는 스타 배우만 한 미끼가 없다. 하지만 스타 마케팅이 연극계에서 가속화되면 너도나도 인기 배우를 영입하려 할 것이고, 이는 결국 개런티 상승, 더 나아가 티켓가 상승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연극 한 편 보는 데 꽤나 큰 비용이 든다면 많은 이들이 관람을 포기할 수 있다. 결국 마니아 문화로 흐르게 되는 것이다.

연극은 가난한 예술로 불린다.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연극 무대만을 고집해 온 수많은 연극배우들이 있기에 이 가난한 예술이 지금까지도 계속 이어지고 있다. 연극계를 지켜온 이들에게 스타들의 높은 출연료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할 것이다. 인기 배우들의 영입을 통해 연극무대를 활성화시키는 것보다, 실력 있는 연극배우들을 발굴하고 육성해서 작품성을 높이는 것이 더욱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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