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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논밭→첨단산단, 300兆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벌써 ‘후끈’

[르포] 논밭→첨단산단, 300兆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부지 벌써 ‘후끈’

기사승인 2023. 03. 24.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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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인구 남사읍·이동읍 예정지로 선정
대부분 농지·임야…개발부지로 적합
개발 소식에 방문객 이어져…미리 알고 매입하는 경우도
반도체부지
3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단지가 조성될 예정인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부지 모습./우성민 기자 @starmin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들이 들어선다는 발표 전부터 매물을 사겠다는 전화가 셀 수 없이 왔었어요. 당시엔 무슨 일인가 했죠. 뉴스에 나오기 전이었는데 어떻게 미리 알았는지 의문이네요."(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e편한세상용인한숲시티 A공인중개사사무소)

24일 찾은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예정지로 선정됐다는 소식에 이 지역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남사읍 최대 아파트 단지인 e편한세상용인한숲시티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에서는 정부 발표 직후 부동산을 매입하려는 방문객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심지어 발표 전인 당일 아침에는 개발 소식을 미리 알고 매물을 문의하는 전화가 빗발치기도 했다.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될 지역은 남사읍 창3리와 이동읍 덕성리·시미리·송전리 등이다. 개발 부지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창3리 일대로 들어서자 사방이 산봉우리들로 둘러싸여 있었다. 1차선으로 포장된 도로 양쪽에는 대부분 농지나 임야로 이뤄져 있고 간간히 길을 지나는 원주민들은 모두 70대가 넘는 어르신들이었다.

도로를 따라가면 주택이 띄엄띄엄 보이며 자재창고 등도 간혹 눈에 띄었다. 창3리 오른편에 위치한 이동읍 송전리도 행정복지센터 근처 상업시설을 제외하고는 마찬가지였다. 겉으로 볼 때 산과 임야가 대부분으로 개발된 구역이 적어 개발부지로서 적합해 보인다. 산지는 땅 값이 저렴해 비용을 아끼기에도 유리하다.

지리적으로 볼 때도 경부고속도로가 인근에 위치해 물류 여건도 우수하다. 가까운 거리에 있는 원삼면에는 이미 SK하이닉스가 415만㎡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있어 반도체 경쟁력에 중요한 집적화를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이곳에 신규 클러스터가 조성되면 기존 생산단지(기흥,화성,평택,이천 등)와 인근 소부장 기업, 팹리스 밸리(판교)를 연계한 세계 최대 반도체 메가 클러스터가 완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을 고객사로 두는 글로벌 반도체장비 기업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는 용인시 일대에 신규 연구개발(R&D)센터를 짓는 것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이외 글로벌 반도체 장비·부품사들도 생산·연구 거점 마련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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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조원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 단지가 조성될 예정인 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부지 모습./우성민 기자 @starmin
개발부지 주변으로는 부동산 수요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인근의 아파트단지인 e편한세상용인한숲시티는 개발 호재 수혜지로 거론된다. 남사읍 내 유일한 대단지로 67개동 6800여 가구로 이뤄졌다. 현재 이곳의 매물들은 자취를 감췄거나 가격이 1억원 넘게 큰 폭으로 오른 상태다.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매물 100건이 있었다면 50건은 거래가 됐고, 나머지 50건은 회수됐다"며 "실거주도 괜찮은 아파트지만 투자를 생각하는 분들에게도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발표 1주일이 지났음에도 방문객들의 발걸음은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B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지금도 매수를 희망하거나 궁금증을 안고 오시는 분들이 꽤 찾아오신다"며 "지난주에는 평소보다 10배 넘게 찾아오고 전화는 업무를 못 볼 정도로 계속 왔다"고 전했다.

세종에서 2시간 걸려 찾아온 한 60대 남성은 "삼성전자에서 여기에 300조를 투자한다고 해서 아침 일찍 출발해서 왔다"며 "부동산을 둘러보니 가격은 너무 비싸고 마땅한 매물은 없어서 계약은 못 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한편 삼성전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성에 300조원을 투자함으로써 메모리 분야의 초격차는 확대하고 파운드리 분야의 점유율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파운드리 사업의 경우 기존 평택과 미국의 오스틴, 테일러(건설 중) 공장까지 고려해도 생산능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다만 계획대로 용인 클러스터에 공장이 건설돼 가동되면 파운드리 1위 대만 TSMC와의 경쟁에서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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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일대에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선정'을 축하하는 현수막이 걸려있다./우성민 기자 @starm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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