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5~6월 캄보디아에서 열리는 제32회 SEA게임과 제12회 아세안 장애인 게임을 앞두고 태국에서 열린 성화봉송식./제공=제32회 SEA게임 조직위원회
훈센 캄보디아 총리가 올해 자국에서 열리는 동남아시안(SEA)게임에 참가하는 아세안 대표단의 숙박비와 교통비 등을 전액 면제하고 무료로 제공하겠다는 파격적인 제안을 내놨다.
19일 제32회 SEA게임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개최국 캄보디아는 전날 SEA게임에 참가하는 각국 대표단에게 음식을 포함한 숙박비·교통비를 모두 무료로 제공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훈센 총리의 지시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는 오는 5월과 6월 각각 32개 종목의 제32회 SEA게임과 13개 종목의 제12회 아세안 장애인 게임을 개최한다. '동남아의 올림픽'이라 불리는 SEA게임은 2년마다 열리며 아세안 국가들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진다. 이번 결정으로 올해 열리는 SEA게임에 참가하는 동남아 각국 대표단은 음식·숙박 등에 대해 1인당 하루 약 50달러(약 6만6200원)의 비용을 면제받게 된다.
이번 대회에는 약 1만1000명 이상의 선수들이 참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캄보디아로선 무척 파격적인 조치다. 조직위원회도 "SEA게임 역사상 매우 이례적이고 전례가 없는 결정"이라고 밝혔다.
SEA게임에 대한 훈센 총리의 파격적인 조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훈센 총리는 앞서 국내외 모든 TV 방송들에게 생중계권 판매를 포기하며 "원하는 경우 무료로 게임을 방송할 수 있다"고 밝혔다. SEA게임과 장애인게임의 개막식과 폐막식은 물론 모든 경기도 캄보디아를 찾는 외국인을 포함, 내외국인들에게 무료로 제공할 것이라 밝혔다.
64년 역사의 SEA게임을 캄보디아가 개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월 훈센 총리는 캄보디아가 이번 SEA게임을 위해 3년간 약 1억2000만 달러(1590억8400만원)를 지출했다고 밝혔다. 최빈개발도상국인 캄보디아가 SEA게임 개최부터 행사를 전면 무료로 진행하는 것이 다분히 파격적인 이유다.
이를 두고 오는 7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훈센 총리의 포퓰리즘이란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훈센 총리는 최근 "이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수년 동안 노력했는데 어떻게 우리 국민들에게 티켓을 판매할 수 있겠느냐. 티켓을 팔아서 얼마를 벌 수 있겠느냐"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캄보디아는 티켓 판매나 광고에서 나오는 돈이 필요하지 않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그런 돈이 아니라 전 세계가 캄보디아를 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