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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파워]발로 뛰는 정일문···한투證 현지 맞춤 해외 진출 빛 본다

[마켓파워]발로 뛰는 정일문···한투證 현지 맞춤 해외 진출 빛 본다

기사승인 2023. 05. 1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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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투자 그래픽
마켓파워 컷
오랜 기간 해외 진출에 공을 들여온 한국투자증권이 올해부터 현지 사업 강화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해외 지점·사무소에서 성과가 나기 시작한 만큼, 기반을 다지는 단계를 넘어 사업을 본격화하겠다는 것이 한국투자증권의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정일문 대표가 직접 발로 뛰며 현지 맞춤형 경영 전략을 펼친 것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지난 12일까지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K-파이낸스 위크 인 인도네시아 2023'에 참여했다. 'K-파이낸스 위크'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과 국내 7개 금융사가 진행한 IR(기업소개) 행사로, 우리나라 자본시장과 금융사를 해외에 소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를 주도한 7개 금융사 중 증권사는 단 두 곳이었다. 정일문 사장은 행사 기간 동안 적극적으로 한국투자증권 홍보에 나섰고, 지난 11일에는 인도네시아 증권거래소(IDX)와 선진 금융상품 도입·제도개선을 위한 MOU(업무협약)를 맺었다. 협약식에 참석한 이복현 원장은 "인도네시아 자본시장은 코로나19 사태와 금리 인상 국면에도 비약적으로 성장해 왔다"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과 IDX가 협력해 자본시장 발전을 가속화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현지법인 KIS 인도네시아(KISI)를 설립하며 지난 2018년 인도네시아 금융 시장에 진출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약 1만7000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지점을 통한 고객 모집과 관리가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다. 한국투자증권은 한국형 HTS(개인용 온라인 주식매매 시스템)를 도입해 영업체계를 구축하므로 난관을 극복했다. 2020년부터는 IB(투자은행)본부를 설립, 현지 기업의 기업공개와 공모채권 발행에 성공하며 사업을 넓히고 있다. 정일문 사장은 인도네시아 방문 기간 동안 시나르마스(Sinarmas)와 핀타르(Pintar) 등 현지 주요 대기업 그룹과 직접 미팅을 하며 현지 사업에 대한 의지를 보였다.

한국투자증권이 힘을 쏟는 해외 법인이 인도네시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2010년에는 국내 증권사 최초로 베트남 시장에 발을 들였다. 첫 진출 당시 업계 50위권이던 현지 EPS 증권을 인수해 사업을 시작했지만, 자기자본 기준 업계 9위까지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호치민거래소 주식중개 시장 점유율 9위이며, CW(커버트워런트) 부문에서는 업계 1위다. CW는 국내 주식워런트증권(ELW)에 해당하는 상품으로, 특정 기초자산을 미리 정한 시기에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갖는 증권을 말한다. 한국투자증권의 베트남 법인 'KIS 베트남'은 외국계 증권사 중 최초로 현지 상장지수펀드(ETF)의 AP(지정참가사)·LP(유동성공급자)로서 현재 베트남 상장 ETF 11개중 9개의 AP·LP 업무를 맡고 있다. 베트남 법인의 지난해 기준 순이익은 281억2400만원으로 전년도보다 122.73% 증가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앞으로 베트남에서 IB(투자은행) 사업을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베트남의 경우 자본시장이 한창 성장 중이기 때문에 현지 기업들의 채권 발행이나 기업공개를 통한 상장 IB 관련 수요가 많다는 것이 한국투자증권의 분석이다. 베트남 증시 시가총액은 2007년 20조원 수준에서 지난해 기준 약 300조원 수준으로 성장한 상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미 베트남 최대 플라스틱 제품 생산 그룹인 '안 팟 홀딩스'(An Phat Holdings)의 225억원 상당 EB(교환사채) 발행을 주관했고, 베트남 물류 회사 'ASG'의 15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도 성공시켰다. 정일문 사장은 지난해 6월 베트남을 직접 방문해 현지 주요 기업과 대학, 연구소 등을 두루 다니며 총 5개 기관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자본시장 선진국인 미국에서도 정일문 대표의 행보는 두드러진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9월 미국 종합금융회사 스티펄 파이낸셜과 합작회사 설립 계약을 체결했는데, 정일문 사장은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미국을 방문, 직접 계약을 주도했다.

합작사는 'SF 크레딧파트너스'로, 올해 출범해 미국에서 인수 금융과 사모 대출 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SF 크레딧파트너스는 중견기업 대상 대출(Loan) 시장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비은행 금융사에서 투자금을 모아 대환대출·인수합병(M&A)·운영자금 등을 기업에 대출하는 형태다. 미국의 경우 해당 시장에 대한 글로벌 대형 은행의 참여를 법적으로 막고 있어 시장 진입이 상대적으로 수월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오랜 기간 해외 진출에 공을 들여왔지만, 사내에서는 올해를 해외 사업 '원년'으로 보고 있다"며, "정일문 사장 이하 임원들도 수시로 출장을 가며 해외 법인 사업 강화·확대에 힘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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