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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 갈등·미분양에… 커지는 ‘공급 포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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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현 기자

승인 : 2023. 05. 22. 17:41

건설업계에 주택 공급 공포증 확산
공사비 증액 협상 실패로 잇단 분양 연기
미분양 심각한 대구선 공급 축소 분위기 뚜렷
전문가 "분양 물량 줄면 3년 후 집값 자극"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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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에 주택 '공급 포비아(공포증)'가 확산하고 있다. 공사비 책정을 둘러싼 조합과의 갈등 및 미분양 리스크 등의 악재가 잇따르고 있어서다. 이렇다 보니 올해 초 예정됐던 아파트 분양 일정이 줄줄이 연기된 단지들이 적지 않다. 이 같은 분위기가 지속될 경우 2~3 후에는 주택 공급량이 줄면서 집값 불안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치솟은 공사비로 시공사와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사업) 조합과의 갈등이 불거지며 분양에 나서지 못하는 단지가 늘고 있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3구역 '이문 아이파크 자이' 아파트 단지는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갈등이 불거지면서 당초 지난달로 예정했던 분양 시기를 오는 7월로 늦췄다. 서대문구 홍은동 '서대문 센트럴 아이파크' 역시 지난달 분양 예정이었지만 공사비 증액을 두고 조합과 시공사간 갈등이 생기면서 일정이 미뤄졌다.

경기 수원시 권선6구역 재개발 조합은 시공단과의 공사비 갈등으로 애초 이달 진행할 예정이었던 일반분양 일정을 무기한 연기했다. 당초 이 구역의 공사비는 3.3㎡당 423만원 수준이었다. 지난해 조합과 시공사업단(삼성물산·SK에코플랜트·코오롱글로벌)은 원자잿값 상승 등을 반영해 공사비를 3.3㎡당 538만원으로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그런데 올해 3월 시공단이 공사비를 3.3㎡당 680만원으로 또 올려달라고 요구하면서 올해 2월로 예정됐던 착공이 미뤄지고 있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정비사업 현장 곳곳에서 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공사비 증액 갈등이 불거지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공급에 손 놓는 건설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지방에서는 미분양 우려 때문에 분양을 늦추는 단지가 많다. 특히 미분양 주택이 가장 많은 대구에서는 공급 축소 분위기가 뚜렷하다. 올해 대구에서는 '힐스테이트 동대구 센트럴' 1개 단지만 공급됐다. 하지만 이 단지도 478가구 모집에 28명만 신청하면서 무더기 미달됐다. 미분양 우려가 커지면서 당초 올해 상반기 분양을 계획했던 대구 남구 대명동 'e편한세상 명덕역 퍼스트마크'도 분양 시기를 기약 없이 연기했다.

분양을 늦추는 단지가 많다 보니 올해 들어 4월까지 전국에서 분양된 신규 아파트 물량이 당초 건설사들이 계획했던 수준의 30%에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공사비 갈등과 미분양 리스크에 가려진 주택 공급 부족 이슈가 머지 않은 시기에 불거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위원은 "분양 실적은 결국 입주 물량과 직결된다. 분양 물량이 줄면 3년 뒤 '입주 공백'으로 이어져 집값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철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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