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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서이초 연필사건, 원점 재수사해 교권 바로 세워야

[사설] 서이초 연필사건, 원점 재수사해 교권 바로 세워야

기사승인 2023. 08. 2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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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 이른바 '연필 사건'의 가해 학생 학부모가 현직 경찰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연필 사건은 숨진 교사의 반에서 한 학생이 다른 학생의 이마를 연필로 그은 일에서부터 비롯됐다. 사망 교사 유족 측 법률대리인에 따르면 연필 사건 당일 숨진 교사가 가해 학생 학부모와 두 차례 통화한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이다.

그 학부모는 사건 당일 오후 사망 교사에게 두 차례 전화를 건 데 이어 밤늦게 문자를 보냈고, 다음 날에도 업무용 메신저에 재차 문자를 남겼다는 게 법률대리인의 주장이다. 학부모가 특정 사안으로 시도 때도 없이 학교에 전화를 거는 등 일련의 행위를 했다면 매우 심각한 교권 침해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당초 경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학부모 조사에 나섰지만, 학부모가 사망 교사에게 전화를 먼저 건 사실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법률대리인이 새로운 사실을 밝혀냈으니 이를 토대로 엄정한 재조사를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전화를 걸어 온 학부모가 경찰임을 알고 있었을 개연성이 높은 만큼 사망 교사가 느꼈을 심리적 압박감은 매우 컸을 것이다.

수사 당국은 교사 사망 사건 이후 전국의 교사들은 물론이고 학부모들이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 익히 알고 있을 것이다. 이번 사건에 대해 원점에서부터 다시 철저하게 수사해서 사망 교사가 해당 학부모의 압박을 견디다 못해 극단적 선택을 한 게 아닌지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 수사 결과 해당 학부모의 압박이 심했다면 응분의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 제 식구 감싸기는 절대 안 된다.

교육당국은 경찰 수사와 별도로 이번 사건에서 심각한 교권 침해가 있었는지 밝혀내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학부모 갑질' 등으로 자신이 택한 교직에 회의를 느끼는 교사들이 늘어나고 있지 않은가. 교육당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학부모의 갑질이나 교사 본분의 역할 수행을 방해하는 제도나 관행을 원천적으로 손질해서 이를 즉각 시행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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