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스트리밍 기업 룬 인수
오디오 사업 경쟁력 강화 전략
하만, 올해 영업익 1조 넘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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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삼성전자의 전장·오디오 자회사 하만은 오디오 플랫폼 '룬'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하만은 룬의 기존 서비스를 그대로 유지하며, 회사의 여타 사업부들과 독립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룬은 음원 파일을 재생하고 관리하는 플랫폼이다. 지난 2004년 첫 제품 개발을 시작으로 2015년 미국 뉴욕주에서 설립됐다. 음악 검색을 위한 인터페이스·오디오 기기 등과의 호환성을 제공하는 데다 음악 재생을 위한 엔진도 기술로 갖고 있다. 이들이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모든 PC 운영체계에서 사용할 수 있다.
하만은 이번 인수를 통해 홈 오디오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카오디오, 블루투스 스피커, 파티·공연용 스피커 등 다양한 오디오 분야 세계 1위 업체인 하만은 멀티룸·멀티스피커 등을 기반으로 매년 약 10%씩 성장하는 홈 오디오 시장에도 영향력을 펼칠 전망이다.
물론 주력인 전장 사업에서도 실리를 챙길 것으로 보인다. 룬이 갖고 있는 '룬 아크' 기술을 통해서다. 룬 아크는 룬의 고음질 스트리밍을 차와 사무실 등 집 밖에서도 연결해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하만의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디지털 콕핏'에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룬 아크는 하만의 홈-모바일-카 연결성 사업과도 시너지를 낼 전망이다. 지난 2020년 업계 최초로 TCU(차량용 통신 장비) 5G 제품을 출시하고, 이듬해 BMW 럭셔리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iX에 공급한 뒤 5G TCU 수주를 확대 중이다.
하만은 룬의 네트워크를 통해 고객망도 넓힐 수 있게 됐다. 룬은 160개 이상의 오디오 브랜드와 협력하고 있어 시장에서 독보적 영역을 확보한 기업이라는 평가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룬은 충성도 높은 커뮤니티를 갖고 있다"며 "이를 더욱 강화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삼성전자가 지난 2017년 인수한 하만은 삼성전자의 SW(소프트웨어) 등 IT(정보통신) 기술 경쟁력을 기반으로 삼성의 전장과 오디오 사업을 이끌고 있다. 차량용으로 특화된 디스플레이를 개발하는 등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분야 업계 1위를 달리고 있으며, 삼성의 안드로이드 개발 역량을 활용해 안드로이드 기반의 디지털콕핏 분야에서 기술을 선도하고 있다.
성과도 나타나고 있다. 하만은 올 3분기 영업이익 4500억원, 매출 3조8000억원을 기록. 전장 고객사의 수주 확대와 포터블 스피커 등 소비자 오디오·카오디오 판매 확대로 역대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이는 2017년(600억원)과 2018년(1600억원), 2019년(3200억원), 2020년(600억원)의 연간 영업이익보다도 많은 수치다. 업계에선 하만의 올해 수익이 1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