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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이용한 기부 문화 확산…“투명성·효율성 강점”

블록체인 이용한 기부 문화 확산…“투명성·효율성 강점”

기사승인 2023. 12. 12.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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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제공=업비트
블록체인을 이용한 기부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미국의 블록체인 기반 모금 플랫폼 '기빙블록(The Giving Block)'이 발표한 2023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가상화폐 기부액은 1억 2500만 달러(약 1637억원)를 넘어섰다. 기빙블록은 가상화폐 시장이 격동의 시기를 보냈음에도 역대 2번째로 많은 기부액이 모였다.

12일 두나무에 따르면 지난달 13일 국내 블록체인 행사 '업비트 D 컨퍼런스(이하 UDC) 2023'에서는 소셜 임팩트를 핵심 키워드로 선정, 디지털 자산 기부에 대한 최신 트렌드와 미래 활용성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다.

토론에는 △정호윤 월드비전 팀장 △이현승 굿네이버스 글로벌 임팩트 임팩트기금본부장 △이주희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대리 △김학수 유니세프한국위원회 팀장 △신은정 백석대 조교수 등 국내 비영리기관 관계자들이 패널로 참여했다.

이들은 먼저 국내 NGO 디지털 자산 기부 캠페인 사례에 대해 살펴봤다. 사랑의열매 사회복지 공동모금회는 2021년 국내 법정기부금 단체 중 최초로 가상자산을 기부 받았다. 이후 기부 참여자에게 기부 증서 NFT(대체불가능토큰)를 주는 그린 열매 NFT 나눔 캠페인을 진행했다. 또 지난 3월 유니세프한국위원회는 개인과 법인이 함께 디지털 자산을 튀르키예 지진 피해 복구에 기부하는 캠페인을 진행했다. 업비트 이용자가 기부한 금액에 두나무가 추가로 기부금을 더하는 매칭 그랜트 방식으로, 총 14BTC(올해 3월 14일 기준 약 4억4000만원)의 기부금이 모였다. 당시 구호 모금 현황을 두나무 메타버스 플랫폼 세컨블록을 통해 공유하는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소통을 강화해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아울러 월드비전은 지난해 9월 국내 NGO 최초로 이더리움으로 후원금을 모금하는 페이지를 오픈했다. 사내벤처로 키운 소셜 액션 플랫폼 '베이크(VAKE)'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스스로 캠페인을 만들고 참여하는 능동적인 기부자를 양성했다는 점에서 주목 받았다.

업계 관계자들은 블록체인이 모금 사업의 효율성을 높이고, 기부자들에게 사용처를 투명하게 공유한다는 점에서 큰 강점이 있다고 입을 모았다. 블록체인에 저장된 정보는 변경할 수 없고, 열람이 가능한 장부에 사용내역이 기록돼 기부금의 모든 이동사용경로를 추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경 간 자금 이체 속도 증진과 수수료 절감 또한 디지털 자산 기부의 장점으로 언급됐다. 전자지갑으로 직접 전송되는 블록체인 이전 방식은 기존 해외 송금보다 빠르며, 비싼 수수료에 대한 부담도 사라진다. 특히 금융시스템이 불안정한 전시 상황이나 자연재해 시 재난 지원을 신속하게 제공해 구호 활동을 촉진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외에도 디지털 자산 기부가 비영리 단체의 수익원을 다각화해 기존 모금 수단에 대한 의존도를 낮춘다는 의견도 나왔다.

다만 디지털 자산이 또 하나의 기부 수단으로 자리 잡기 위해선 제도적 난관이나 가이던스(guidance, 지침·안내) 부재에 따른 어려움을 해소해야 한다고 전했다. 법인이 기부 받은 코인을 장내에서 쉽게 현금화하기 어렵다. 명확한 정책이 부재하기 때문에 법인의 디지털 자산 수취와 관련해 회계법인 등 각 기관에서 다른 해석을 내놓는 경우도 있다. 이들은 디지털 자산 기부 문화의 확대를 위해 기부 받은 자산을 쉽게 현금화할 수 있는 길이 마련돼야 한다는 점과 명확한 회계 기준이 제시되는 등 정책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호윤 월드비전 팀장은 "(모금 시장에서 발생하는) 환차손만 수십억이다. 이것만 줄여도 나라 하나를 살릴 수 있을 정도"라며 디지털 자산 기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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