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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깨어있는 백양사 운문선원, 마지막까지 ‘용맹정진’

늘 깨어있는 백양사 운문선원, 마지막까지 ‘용맹정진’

기사승인 2024. 02. 2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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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마하연 남 운문' 명성 떨치며 큰 스님 배출
총 11명의 스님들 화두참구하며 동안거 보내
선원장 보인스님, 초발심과 늘 깨어있음 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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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양사 운문선원 선방에서 해제를 하루 앞두고 용맹정진 중인 스님들./사진=황의중 기자
'북 마하연(摩訶衍) 남 운문(雲門).'

조선시대부터 최고의 선방(禪房)을 꼽으라면 북쪽에는 금강산 마하연과 남쪽에는 전남 장성 백양사 운문암(운문선원)을 꼽았다.

운문암은 백암산 정상 바로 밑에서 있다. 산줄기 사이로 구름이 문을 만드는 암자와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 '운문암'이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오기에 수행과 울력을 함께 하는 정중(靜中)공부와 동중(動中)공부가 늘 상존했고 그래서인지 운문암에서는 큰 스님들이 많이 배출됐다.

조선시대 지묵스님부터 근대에는 용성스님, 백양사 만암스님, 조계종 종정 서옹스님과 염불선 법맥을 잇는 금타스님, 청화스님 등 역대로 수 많은 선지식(善知識)들이 나왔다.

지난해 11월 27일 결제로 시작한 계묘년 동안거는 24일 끝났다. 조계종에 따르면, 전국 93개 선원에서 총 1861명의 스님들이 약 석달간 생사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용맹정진했다.

동안거기간 백양사 운문선원서 정진한 스님은 총 11명이다. 이들의 일과는 오전 3시부터 시작했다. 매일 새벽에 일어나 예불을 드린 후 식사 시간을 제외하곤 하루에 보통 10시간 가량을 수행에 몰두했다.

최근 전국 선방에서는 화두선 외에도 위빠사나 등 다양한 불교 수행법을 정진하는 스님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운문선원은 화두선을 정진하는 스님들이 주로 찾다 보니 전통적인 선원의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선방에서 정진 중인 스님들은 화두 참구에 여념이 없었다. 마치 시간이 정지된 공간에 들어온 분위기였다. 찰나찰나 생각의 흐름 속에서 화두 타파에 매진하는 자세는 마치 큰 물고기를 낚기 위한 노련한 낚시꾼의 모습 그 자체였다.

운문선원장 보인스님은 "운문이 다 겹치면 바로 푸른 산이 그대로 보인다. 본래 우리의 본지풍광을 그대로 본다는 것. 번뇌가 따로 존재하는 게 아니고, 원래 우리의 본 그 자리는 그대로 존재한다. 그걸 보면 끝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인스님은 해제일를 맞아 선방을 나서는 스님들에게 초발심과 늘 깨어있음을 당부했다. 그는 "예전에는 큰스님들의 말씀에 의지해 공부했지만, 요즘은 정보도 많고 주관적으로 수행하는 시대 같다"면서 "중요한 건 공부는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다. 결제와 해제는 다르지 않으니 일일시호일(日日是好日)이란 말처럼 늘 이 순간에 깨어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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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선원장 보인스님이 눈을 감지 않은 상태에서 화두를 참구하는 전통 참선법에 따라 정진하고 있다./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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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선원 건물에 걸린 조계종 종정 서옹스님이 직접 쓴 현판./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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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선원에서 바라본 전경. 산 줄기가 양 날개처럼 감싸고 앞에 트인 풍경이 전형적인 명당 자리였다./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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