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해협 개방 안 돼도 철수"...증시는 '안도', 유가는 3월 63% 폭등
미 휘발유 갤런당 4달러 돌파·스태그플레이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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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반등과 유가 폭등이 동시에 나타나는 이례적 흐름은 '이란 종전 기대'라는 심리와 '공급 충격'이라는 구조적 요인이 동시에 작용한 결과로 분석된다.
◇ '안도 랠리'에 뉴욕증시 급등…이란 종전 기대에 나스닥 3.8% ↑
31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1125.07포인트(2.49%) 오른 4만6341.21에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184.80포인트(2.91%) 상승한 6528.52, 나스닥 종합지수는 795.99포인트(3.83%) 오른 2만1590.63에 거래를 마쳤다.
이는 미국과 중국이 관세를 90일간 유예하기로 했던 지난해 5월 12일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다만 월간 기준으로 S&P500은 3월 5.1% 하락해 2022년 이후 최악의 성적을 기록했고, 다우와 나스닥도 각각 5.4%, 4.8% 하락했다.
이날 상승의 직접적인 계기는 미국과 이란 양측에서 잇따라 나온 종전 의지 신호였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을 완전히 재개방하지 않더라도 전쟁을 끝낼 의사가 있다고 측근들에게 밝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뉴욕포스트(NYP) 인터뷰에서 "이란에서 어려운 부분은 끝났다"고 언급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이날 오후 들어서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우리는 이 전쟁을 끝내는 데 필요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상승폭이 확대됐다. 다만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공격이 재발하지 않을 것이라는 보장을 조건으로 달았다고 이란 프레스TV·러시아 타스통신이 이란 대통령실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카타르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스티븐 윗코프 미국 특사로부터 직접 메시지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것이 '공식적인 협상'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반면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향후 며칠이 결정적"이라며 추가 타격 가능성을 경고해 장중 상승폭이 일부 축소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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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승·하락 종목 수를 초 단위로 측정하는 틱 인덱스(Tick Index)는 이날 2,329까지 치솟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업종별로는 에너지주가 하락한 반면 항공주가 상승하며 델타항공과 아메리칸항공이 각각 약 5% 올랐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6% 이상 급등했고, 테슬라는 4.6% 상승해 지난해 1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위험자산 선호가 확대되면서 블룸버그 달러 현물 지수는 0.6% 하락했고, 가상화폐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각각 1.8%·3.7% 상승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3bp(1bp=0.01%포인트) 하락한 4.32%를 기록했고 금 현물은 3.8% 상승했다.
미국 자산운용사 FBB 캐피털 파트너스 마이클 베일리 분석가는 "기대치가 낮아진 상황에서 작은 희망도 크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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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유가는 3월 한달 동안 역사적 상승세를 나타냈다. 브렌트유 5월물은 4.94% 오른 배럴당 118.35달러에 마감했고, 3월 전체로는 63.3% 상승했다.
FT는 이를 1990년 걸프전 당시 상승률(46%)을 넘어서는 사상 최대 월간 상승폭이라고 전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이날 1.46% 하락한 101.38달러로 마감했지만, 3월 기준으로는 51.3% 상승했다.
로이터통신은 경제학자 38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026년 브렌트유 전망치를 배럴당 82.85달러로 상향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전쟁 이전 대비 약 30% 높은 수준으로, 2005년 이후 최대 상향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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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 급등의 핵심 원인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다. 해당 해협은 전 세계 원유 및 액화천연가스(LNG) 물동량의 약 20%가 통과하는 핵심 수송로다. 로이터는 해협 봉쇄로 걸프 산유국 생산이 2분기에 최대 하루 1100만배럴 감소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이번 공급 차질이 2022년 러시아산 원유 감소보다 수배 클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지난 11일 이를 '역사상 최대 공급 차질'로 규정하고 전략비축유 약 4억배럴 방출을 결정했다. 그러나 로이터에 따르면 이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20일치 수송량에 불과하다.
덴마크 투자은행 색소뱅크의 올레 한센 원자재 전략 책임자는 "해협이 열리지 않으면 수요 파괴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 에너지 컨설팅업체 스트라타스 어드바이저스의 존 패이지 대표는 유가가 190달러까지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 "증시는 기대, 유가는 현실"…종전 기대 vs 공급 충격의 이중 구조
주가 상승과 유가 급등이 동시에 나타난 것은 시장이 서로 다른 변수를 반영한 결과다.
증시는 전쟁 종식 가능성이라는 기대에 반응했다. 미국 투자자문사 웰스 얼라이언스 에릭 디튼 대표는 "종전 움직임이 안도 랠리를 유도한다"고 말했다.
반면 유가는 실제 공급 차질이라는 구조적 현실에 반응했다. 디튼 대표는 "원유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압박은 지속된다"고 강조했다.
외환거래 플랫폼 업체 포렉스닷컴(Forex.com) 파와드 라자크자다 시장분석가는 "해협의 지위가 해결되지 않는 한 시장에서 더 중요한 변수"라고 말했다고 WSJ는 전했다.
미국 금융정보업체 블룸버그 브렌던 페이건 매크로 전략가는 "이란이 요구하는 '필수적 보장'의 수준이 협상의 핵심 변수"라고 분석했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 미, 휘발유 4달러 돌파…전 세계 인플레 압력·스태그플레이션 우려 확산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은 갤런(3.785ℓ)당 4.018달러로 2022년 8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달 상승률은 약 35%다. 디젤 가격도 5.42달러로 약 44% 상승했다. 물류비 상승을 통해 전반적인 물가 압력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경제정책연구소 경제학자 라이언 커밍스는 "휘발유 가격이 1달러 오르면 경제 인식이 5% 더 부정적으로 변한다"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연료 가격 분석업체 가스버디(GasBuddy) 패트릭 드 한 분석가는 가격이 5달러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CNBC 방송이 전했다.
고유가는 트럼프 행정부에도 부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유가를 "전쟁 목표 달성을 위한 작은 대가"라고 언급했다고 WSJ은 전했다.
스위스 자산운용사 피쿠텟 에셋 매니지먼트의 루카 파올리니 수석 전략가는 "전 세계적 스태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FT는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