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언론 “트럼프, 품위 있는 연설로 안정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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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찬은 윈저성 세인트 조지 홀에서 성대하게 치러졌다. 찰스 3세와 트럼프 대통령은 연미복 차림으로 참석했고, 커밀라 왕비와 멜라니아 여사는 각각 파란색 노란색 드레스로 단장했다.
윌리엄 왕세자 부부와 티파니 트럼프, 스타머 총리를 비롯해 미·영 정부 고위 인사와 팀 쿡 애플 CEO,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등 글로벌 기업인 160여 명이 대형 테이블을 채웠다.
139개의 촛불과 1400여 점의 식기가 놓인 식탁에는 영국 전통 요리와 함께 1912년산 코냑, 1945년산 포트 와인이 올랐다.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만찬을 준비한 찰스 3세는 "이번 국빈 방문은 양국의 지속적인 파트너십을 보여준다"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그는 또 우크라이나 전쟁을 언급하며 "대통령께서 세계의 난제 해결에 헌신을 보여주고 있다"고 극찬했고, 트럼프의 스코틀랜드 골프장을 빗대서는 "영국은 좋은 골프장을 만들 만한 땅"이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국왕을 "아주, 아주 특별한 사람"이라며 화답했다. 이어 두 국가 간 관계를 '하나의 화음 속 두 음'으로 빗대 "따로도 아름답지만 함께할 때 완전하다"며 유대 관계의 지속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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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언론의 시각 역시 같은 맥락이다.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설에서 돌발적인 발언 없이 대본을 충실히 따랐다고 보도하며 일종의 안도감을 표했다. 트럼프가 즉흥적으로 공격적 수사나 예상치 못한 언급을 하지 않은 것은 영국 정부 입장에서 불필요한 외교적 부담을 피하고, 양국 관계를 안정적으로 보여주는 결과를 가져왔기 때문이다.
가디언은 "트럼프가 준비된 연설을 따르며 놀랍도록 품위 있고 진지한 태도를 보였다"고 전했고,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국빈 방문은 미·영 '특별한 관계'가 앞으로도 지속될 것임을 보여주는 순간이었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이번 국빈 만찬은 단순한 '왕실 이벤트'가 아니라, 양국 관계의 안정성과 연속성을 재확인하는 외교 무대였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동시에 이는 트럼프가 대외적으로는 책임 있는 정상으로서의 이미지를, 영국은 신정부 출범 직후 동맹을 흔들림 없이 관리한다는 이미지를 각자 강화하는 장치로 작동했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