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 작품에 큰 영감 받아, '살인의 추억'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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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부산 해운대구 우동 영화의전당 야외무대에서 열린 제30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 토크에서 매기 강 감독은 "부산국제영화제에 처음 참여하게 돼 기쁘다. 팬들과 직접 만날 수 있어 영광"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전날 열린 싱어롱 상영은 700석 전석 매진을 기록했고 어린이 관객들의 적극적인 반응도 돋보였다. 매기 강 감독은 "뉴욕에서 간단히 해본 적은 있지만 본격적인 싱어롱 상영은 이번이 처음이었다"며 "어린이 팬들에게 '진우를 왜 죽였냐' '루미와 키스신이 있었냐'는 질문도 받았다. 당황스러우면서도 귀엽고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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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도깨비·저승사자 같은 전통 소재와 K-팝을 결합해 '춤으로 퇴마하는' 독특한 세계관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헌트릭스와 무당은 모두 귀신을 쫓는 존재라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며 "젊은 세대가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이 무당일 수도 있다'는 상상을 해볼 수 있는 이야기로 확장되길 바랐다"고 말했다.
음악 작업은 특히 공을 들인 영역이었다. 매기 강 감독은 "각 캐릭터의 서사와 감정을 반영하는 팝 음악을 만들기 위해 수백 시간 동안 작곡가·프로듀서들과 긴밀히 논의했다"며 "캐릭터별 참고 자료를 공유하며 음악다운 팝 음악을 만들기 위해 애썼다"고 말했다.
OST 가운데 '골든'과 '유어 아이돌'을 가장 좋아한다고 밝히며 "두 곡 모두 실제 차트에 오른 것이 영화 속 세계관과 맞물려 영화 같은 현실이 됐다"고 덧붙였다.
감독으로서 가장 애착이 가는 장면으로는 루미와 진우의 첫 만남을 꼽았다. 그는 "6년 전 처음 스토리보드로 구상한 장면인데 완성본에서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신"이라고 전했다.
연출 철학에 대해선 "스토리 자체는 익숙할 수 있지만 그것을 어떤 방식으로 전달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영화가 된다"며 "익숙한 설정에 변화를 주는 방식을 좋아한다. 결국 중요한 건 감독의 시선과 관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세계 각국의 영화를 접할 수 있었던 환경이 큰 자양분이 됐다고 했다. "아버지가 영화를 정말 좋아하셨고 특히 봉준호 감독님을 무척 존경한다"며 "'괴물'을 보고 장르가 혼합돼도 가능하다는 걸 처음 알았다. 그 충격이 제 영화 인생의 출발점이 됐다"고 말했다. 가장 좋아하는 봉 감독의 작품으로는 '살인의 추억'을 꼽았다.
끝으로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누군가에게는 세일러문이나 인어공주처럼 기억 됐으면 좋겠다"며 "영화가 누군가의 개성을 꺼내고 두려움을 극복하게 해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차기작에 대해선 "오래전부터 구상해 온 아이디어가 많다. 애니메이션도 실사도 모두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한편 '케이팝 데몬 헌터스'는 가상의 K-팝 걸그룹 '헌트릭스'가 세계를 위협하는 악령과 맞서 싸우는 과정을 그린 액션 판타지 애니메이션으로 현재 넷플릭스를 통해 스트리밍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