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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민영 국민의힘 미디어 대변인. |
먼저 박 대변인의 발언은 한 정당의 대변인 발언이라기엔 너무 수준 낮고 천박하다. 발언과 행동에서 드러나는, 장애인을 동류의 인간으로 여기지 않는 듯한 시대착오적인 반(反)인권 의식은 더 문제다. 장애인도 우리 공동체의 합법적인 일원이며, 사회적 약자로서 더 보듬어줘야 한다는 시민의식은 찾아볼 수 없다.
대변인 개인의 자질 문제나 불찰로 끝날 일을 확대시킨 건 국힘 지도부의 대응이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박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자그마한, 서로 간의 내부적인 일을 갖고 왜 그렇게 집착해서 기사화하려고 하느냐"며 언론 탓을 했다. 장동혁 대표는 박 대변인의 사의를 반려하고 '구두 경고'를 하는데 그쳤다. '내부적인 일이고 사소한 일'이라는 인식이 모든 것을 말해준다. 사회구성원들의 인권 의식은 진보했는데, 국힘 지도부는 수십 년 전에 그대로 머물러 있다. 이런 인식과 마음가짐으로 앞으로 어떻게 여성과 소수자들의 표를 얻겠다는 것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진행한 전화면접조사에 따르면 국힘 지지율은 24%로 민주당(42%)에 18%포인트 차로 밀렸다. 민주당은 전주 대비 2%포인트 올랐지만, 국힘은 2%포인트 떨어졌다.10~12일 전국지표조사(NBS)에서는 민주당 42%, 국힘 21%로 더블스코어였다. 10·15 부동산 대책 후폭풍과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논란 등 여권의 잇따른 악재에도 이런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이들 조사에서 '지지 정당 없음' 응답 비율이 국힘 지지율보다 높은 점이 문제의 심각성을 보여준다. 정부·여당에 실망한 유권자들도 국힘 지지로는 옮겨가지 않는 것이다. 여권의 악재에도 국민들에게 '차선'으로조차 인식되지 못하는 것이다. 이는 지도부가 여전히 '윤석열 보위' 프레임에 빠져 있다는 지적과 관련이 깊다. 장 대표는 10·15대책 발표 이틀 뒤 윤석열 전 대통령 구치소 면회를 다녀와 당내에서도 반발이 터져 나왔다. 생활고와 민생 문제로 정치 의제를 옮겨가야 할 때 지도부는 여전히 제자리를 맴돌고 있다.
이번 장애인 비하 발언 후폭풍으로 국힘은 여전히 '윤석열·계엄' 등 과거에 머물러 있는 수구 이미지에다 인권 의식도 없는 수준 낮은 정당이라는 인식이 덧붙게 됐다. 국힘 지도부는 하루빨리 박 대변인을 사퇴시키는 등 국민 눈높이에 맞게 당의 체질을 서둘러 바꿔나가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