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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보스 달구는 트럼프 ‘평화위’… 마크롱 “거부” vs 푸틴 “검토”, 중국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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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1. 20. 08:16

다보스 서명 추진에 프랑스 등 반발
10억달러 영구회원권·트럼프 거부권 구조 논란
중국 빠지고 러시아 포함…'유엔 대체 기구' 논쟁
한국 포함 60여 개국 초청… 동맹국들 '참여 vs 거리두기'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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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이 제안한 '평화 위원회(Board of Peace)'의 집행위원회에 참여하는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오른쪽 상단)·스티브 윗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가운데 상단)·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가운데 하단)·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의 사진./AFP·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새로운 국제기구 '평화 위원회(Board of Peace)'가 출범 전부터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22일(현지시간) 세계경제포럼(WEF)이 진행되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헌장 서명을 마무리 짓겠다는 계획에 따라 60개국에 초청장을 발송했다.

특히 이번 초청 명단에는 전쟁 당사국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나란히 포함된 반면, 미국의 주요 경쟁국인 중국은 제외된 것으로 전해져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한국·일본·인도·영국·프랑스·독일·캐나다·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등 미국의 주요 동맹 및 파트너 국가들은 초청을 받았으나, 10억달러(1조4700억원)의 가입비 조건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공개 거부 선언이 겹치며 국제사회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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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의 난민촌 모습으로 17일(현지시간) 찍은 사진./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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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군의 공격으로 파괴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의 난민촌 모습으로 17일(현지시간) 찍은 사진./AFP·연합
◇ 러·우크라 나란히 초청… 중국, 초청 명단서 빠져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초청 대상국의 면면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 가까이 전쟁을 벌이고 있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 정상을 모두 평화 위원회에 초청했다. 이는 자신이 의장으로서 분쟁을 직접 중재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초청 사실을 확인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제안 세부 사항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푸틴의 '충견'인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도 창립 회원이 돼 달라는 메시지를 받았다고 벨라루스 외무부가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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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슬란 바란코프 벨라루스 외무부 대변인이 19일(현지시간) 미네스크에서 열린 회의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에게 보낸 '평화위원회' 참여 초청장을 공개하고 있다./로이터·연합
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이자 주요 2개국(G2)인 중국은 이번 초청 명단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 글로벌 중추 국가들이 대거 초청받은 것과 대조적이다.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가진 중국·러시아·프랑스·영국 등 4개 주요 강대국이 유엔을 '트럼프 위원회'로 대체하는 것을 꺼릴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이 전망한다고 전했다.

실제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계열 영자신문 글로벌타임스는 19일 중국 전문가 발언을 인용해 "개인적 이익을 대변하는 데 그칠 뿐이며, 단순히 여러 국가를 소집한다고 해서 유엔과 같은 기구가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6일 전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통치와 재건을 감독할 최고 의사결정기구 평화위원회 초대 집행위원회 구성을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의장을 맡고,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스티브 윗코프 미국 대통령 특사·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등이 이 기구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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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현지시간) 닷새 일정의 세계경제포럼(WEF)이 개막한 스위스 다보스 전경./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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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취리히에서 진행된 세계경제포럼(WEF) 반대 집회 참가자들이 19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막아라'라는 피켓을 들고 있다./EPA·연합
◇ 다보스 데드라인과 마크롱의 '선제적 거부'

트럼프 행정부는 이번 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을 '평화 위원회'의 출범 무대로 삼으려 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19일 이 사안을 잘 아는 인사들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22일 다보스에서 각국 정상들이 헌장과 소관에 최종 서명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서방의 핵심 축인 프랑스가 가장 먼저 이탈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벨라루스의 독재자 루카셴코 등에게도 초청장이 발송된 점, 그리고 위원회가 유엔의 역할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들어 초대를 즉각 거절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프랑스는 위원회 가입을 요청받았으나, 헌장이 가자지구에 대한 책임을 넘어설 뿐만 아니라 유엔에 미칠 영향에 대한 의문 때문에 당분간 제안을 거절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고 WSJ는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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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오른쪽)과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가 16일 중국 베이징(北京) 인민대회당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신화·연합
◇ 영구 상임이사국 가입비 10억달러… 트럼프의 제왕적 권한 논란

초청받은 국가들, 특히 미국의 동맹국들을 고민에 빠뜨리는 것은 막대한 비용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집중된 권한 구조다. 미국 백악관은 영구 상임이사국 자격을 얻으려면 10억달러를 내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는데, 이는 많은 세계 지도자를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더욱이 헌장 초안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의장으로서 결정에 대한 거부권과 회원국 임명 및 해임 권한을 부여하고 있다. 심지어 의장 직권으로 산하 기구를 창설할 수 있는 광범위하고 최종적이며 독점적인 권한까지 포함돼 있어 '트럼프 위원회'가 될 것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 각국의 엇갈린 반응, 서방 '신중' vs 친트럼프 '환영'...이스라엘의 반발과 복잡해진 셈법

영국·캐나다 등 전통적 서방 동맹국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동맹국과 논의하겠다며 즉답을 피했고, 캐나다는 원칙적 참여를 검토하면서도 가입비 지불 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반면 헝가리·베트남·카자흐스탄 등은 초대를 즉각 수락했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주요 동맹국들의 최종 결정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다보스 포럼을 앞두고 미국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평화 위원회의 개념에는 찬성하나, 산하 가자위원회에 카타르·튀르키예 관리들이 포함된 것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가자위원회 구성이 이스라엘과 조율되지 않았으며 이스라엘의 정책에 반한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는 알렸다.

다보스 포럼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을 포함한 초청국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따를 것인지, 아니면 프랑스 등 유럽과 보조를 맞출 것인지 선택의 갈림길에 서게 됐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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