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사설] 아파트 전월세 급등 가볍게 봐선 안 된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309010002400

글자크기

닫기

 

승인 : 2026. 03. 10. 00:00

서울 강남구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급매물 광고. /연합
최근 서울 지역 아파트 전월세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다. 8일 한국부동산원 집계 결과 올해 1월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150만4000원으로 역대 최고치다. 지난해 1월 134만원에서 1년 만에 무려 12%나 올랐다. 서울 임대차계약은 이미 전세보다 월세가 많다. 보통 '반전세'로 불리는 보증부 월세를 포함하면 올해 들어 신규 임대차계약 중 월세 비율이 52%로 전체 임대차계약의 절반을 넘어섰다. 지난해 이 비율은 47.1%였다.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의 경우 이런 현상은 더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한 부동산 플랫폼 분석 결과, 지난해 6·27 대출 규제 이후 서울에서 입주한 새 아파트 단지 4곳의 월세(보증부 월세 포함) 계약 비율은 평균 60%였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월세 비율 45.8%에 비해 14%포인트 이상 높다. 이는 지난해 정부가 전세자금 대출 규제를 강화하고 특히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대출을 아예 금지한 영향이 크다. 새 입주 단지는 집주인이 입주 전 전세로 임대를 놓고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받아 새 아파트 잔금을 치르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를 금지하다 보니 월세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6·27대책 이전인 2024년 하반기 입주한 서울 4개 단지의 임대차계약에서는 전세가 73%, 월세는 27%였다.

요즘 월세가 오르는 건 물량 부족 때문이다. 전세 대신에 월세가 늘고 있는데 왜 물량 부족이냐고 반박할 수 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세입자 입장에서는 전세 물건을 찾기가 어렵고, 있더라도 너무 비싸다 보니 '울며 겨자 먹기'로 월세 구하기로 돌아선 경우가 많다. 지난 2월 23일 기준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전주 대비 3.5포인트 상승한 170.3였다. 이 지수가 170을 넘어선 것은 2021년 8월 30일 이후 약 4년 7개월 만이다.

전월세난은 정부의 다주택자 규제 영향이 커 보인다. 정부는 자기가 살고 있지 않은 집을 가진 사람, 즉 전월세를 주는 사람을 투기꾼으로 지목하면서 다주택자 압박 정책을 펴고 있다. '다주택자의 성공은 이 정부의 실패를 의미한다'며 연일 강공책이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부활이 대표적인 예다. 다주택자들은 이런 공격을 피해 전월세 주던 집, 혹은 자신이 살던 집마저 매매로 돌려 내놓고 있다. 그 덕에 강남 등 일부 지역은 매매가가 내려갔다. 부동산 게시판에도 매매 물건만 쌓여있다. 이전에는 집주인이 바뀌어도 전월세를 그대로 살 수 있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서울 전역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이후에는 돈을 더 내도 불가능한 상황이 돼 버렸다. 결국 다른 집으로 옮겨야 하는데 1년 전에 비해 평균 월 16만원 정도를 월세로 더 내야 한다.

버는 돈이 적은 서민 입장에서 주거비가 크게 오르는 건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다. 정부는 비정상이던 부동산시장을 정상화하는 과정이므로 어쩔 수 없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도 날로 상승하는 서민 주거비 문제를 정상화 과정이라며 외면해서는 절대 안 된다.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공급 확대 등 획기적 대책이 절실하다.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