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지금 집 사도 될까”…팔짱 낀 ‘관망세’ 분양시장까지 번진다

기사듣기 기사듣기중지

공유하기

닫기

  • 카카오톡

  • 페이스북

  • 트위터 엑스

URL 복사

https://www.asiatoday.co.kr/kn/view.php?key=20260312010003607

글자크기

닫기

김다빈 기자

승인 : 2026. 03. 12. 16:00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앞두고…강남 중심 매물 증가
매수자, ‘추가 가격 조정’ 기대…거래 정체·시세도 하락
분양시장도 냉각…청약 경쟁률 23개월 만에 최저
이미지
올봄 부동산 시장 전반에 짙은 관망세가 드리우고 있다. 정부가 오는 5월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조치 종료를 공식화하면서 세금 부담이 본격화할 전망이어서다. 절세 기회를 활용하려는 다주택자들이 매물을 내놓기 시작했지만, 매수자들은 추가 가격 조정을 기대하며 지갑을 닫고 있다.

이 같은 관망 흐름은 매매시장에 이어 분양시장까지 번지는 모습이다. 서울 강남권을 중심으로 용산 등 주요 지역에서 가격 조정 분위기가 확산하자, 신축 아파트 분양가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청약 경쟁률도 예년만 못한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여기에 대출 규제 부담이 여전한 데다 원자잿값 상승 압력까지 이어지고 있다.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긴장 고조 등 중동 정세 불안이 확대되며 건설 비용 상승 가능성도 거론된다. 매매와 청약 등 주택시장이 동시에 관망 국면에 들어섰다는 진단이 나온다.

12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성공적인 분양 성적을 장담하기 어려운 사업장 비중이 이달 들어 다시 50%를 웃돌며, 한 달 만에 상승 동력을 상실했다.

주택산업연구원의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를 보면 올해 1월 80.4에 머물던 지표는 2월 98.1까지 17.7포인트 급등하며 회복 기대감을 키웠다. 그러나 3월 들어 96.3으로 1.8포인트 하락하며 다시 기준선(100)을 밑돌았다. 현장 사업자들의 부정적 전망(51.1%)이 절반을 넘어서며 분양 여건에 대한 체감 경기가 다시 악화한 것이다. 현장 사업자들의 부정적 전망(51.1%)이 절반을 넘어서게 된 셈이다.

특히 수억원대 시세 차익을 보유한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매물 증가세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다만 매물이 늘었다고 해서 곧바로 거래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지금 매수하지 않아도 더 낮은 가격의 매물이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가 주택 수요자 사이 형성되며, 매수 심리가 더 위축되는 구조다. 실제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3월 둘째 주(9일 기준)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동향을 보면 송파구는 전주 대비 0.17%, 강남구는 0.13%, 서초구는 0.07% 하락했다. 강남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호가를 낮춰도 매수자가 움직이지 않는 교착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 수도권 분양시장 역시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리얼하우스가 한국부동산원 청약홈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2월 전국 민간 아파트 1순위 평균 경쟁률은 3.0 대 1로 집계됐다. 이는 2024년 3월(2.3 대 1) 이후 약 2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청약 경쟁률은 지난해 11월 7.5 대 1을 기록한 이후 12월 6.2 대 1, 올해 1월 4.1 대 1, 2월 3. 0대 1로 석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월 한 달 동안 전국 11개 분양 단지 가운데 5곳이 1순위 청약에서 미달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분양시장 양극화도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경기 부천시 '쌍용 더 플래티넘 온수역', 안양시 '안양역 센트럴 아이파크 수자인', 수원시 '두산위브 더센트럴 수원' 등 역세권이나 브랜드 단지에는 수요가 몰렸지만, 입지적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낮은 단지에는 청약 미달이 속출하고 있다.

여기에 분양가 변수까지 다시 시장 부담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 2월 전국 민간 아파트 전용면적 기준 평균 분양가는 ㎡당 85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월(843만원)보다 1.1% 오른 수준이다. 지난해 9월 ㎡당 778만원이던 분양가는 불과 반년 만에 11월 처음으로 800만원 선을 넘어섰고, 올해 초 잠시 상승세가 주춤했지만 다시 오름 흐름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분양가 상승 압력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착공 물량 감소로 건설 자재 수요가 일시적으로 줄어드는 효과가 있지만 이를 상쇄할 외부 변수가 적지 않아서다. 특히 최근 미국과 이란 간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며 유가와 원자잿값 상승 가능성이 제기된다. 철근과 레미콘 등 주요 자재 가격이 다시 오르면 분양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매매와 청약 시장 모두에 번진 냉기가 장기화할 때 건설 경기와 부동산 경기 전반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요자의 자금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금리 인하나 대출 규제 완화와 같은 정책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동시에 부진한 분양 성적으로 인한 건설사의 실적 악화를 완화할 정책적 보완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김민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지역 건설경기 위축이 지방 경제 활력 저하로 이어지는 상황을 고려해 정부가 다양한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급격히 위축된 주택 구매 심리와 민간 건설 물량 감소를 반전시키기에는 아직 부족한 측면이 있다"며 "일시적 유동성 애로를 겪는 기업에 대한 단기 안정화 지원과 함께 건설산업 체질 개선을 위한 중장기 전략이 균형 있게 반영된 종합 정책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다빈 기자

ⓒ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사제보 후원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