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렉션 AI와 손잡고 엔비디아 GPU 확보…250MW급 국내 최대 '소버린 AI 팩토리' 구축
유통 명가서 AI 인프라 기업으로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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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번 프로젝트는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미국 AI 수출 프로그램'의 첫 대표 사례로 평가되면서 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신세계는 16일(현지시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리플렉션 AI와 '한국 소버린 AI 팩토리 구축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과 미샤 라스킨 리플렉션 AI 최고경영자(CEO)가 참석했으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을 담당하는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부 장관이 직접 자리해 사업 지원 의사를 밝혔다.
양사는 한국에 전력용량 250M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단계적으로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현재 국내에 건설됐거나 계획된 AI 데이터센터 가운데 가장 큰 규모다.
업계는 이번 프로젝트가 단순한 기업 협력을 넘어 미국 AI 전략과 한국 산업 전략이 결합된 상징적 프로젝트라고 평가한다.
◇ 트럼프 AI 패권 전략, 신세계와 손잡다
이번 프로젝트의 출발점은 트럼프 행정부의 AI 산업 전략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23일 '미국 AI 기술 스택 수출 촉진(Promoting the Export of the American AI Technology Stack)' 행정명령(EO 14320)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은 상무부에 90일 이내 AI 수출 프로그램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이후 90일 뒤인 10월 21일 상무부 국제무역청(ITA)은 '미국 AI 수출 프로그램'의 공식 시행을 발표했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은 AI 기술을 단순히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AI 그래픽처리장치(GPU)·데이터센터 인프라·클라우드 플랫폼·AI 모델을 묶어 '풀 스택 AI 기술 패키지' 형태로 해외에 구축하는 것이다. AI 산업 인프라 자체를 동맹국에 수출하는 전략인 셈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를 통해 동맹국 중심의 AI 기술 블록을 형성하고, 중국과의 AI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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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 프로젝트의 또 다른 배경은 정용진 회장의 글로벌 네트워크다. 신세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12일(현지시간) 워싱턴 D.C. 부통령 관저에서 열린 크리스마스 만찬에 참석해 J.D. 밴스 미국 부통령과 직접 만났다.
이 만찬에는 러트닉 상무장관·피트 헤그세스 국방부(전쟁부) 장관·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 등 트럼프 행정부 핵심 인사들이 참석했다.
또 에릭 슈미트 전 구글 CEO·시암 상카르 팔란티어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주요 기술기업 인사들도 자리했다.
정 회장은 그날 만찬에 앞서 백악관에서 마이클 크라치오스 과학기술정책실(OSTP) 실장과도 회동했다.
크라치오스 실장은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백악관 최고기술책임자(US Chief Technology Officer)로 지냈으며 AI 전략을 총괄하는 핵심 인물이다.
이 자리에서 정 회장은 미국 AI 수출 프로그램 협력 가능성을 논의했다. 크라치오스 실장은 지난 13일 백악관에서 면담한 김민석 국무총리에게 한국이 추진 중인 유엔 AI 허브 구상에 관해서도 이미 파악하고 있었으며, 미국이 어떤 부분에서 협력할 수 있을지 알려달라고 했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월 28일 미국 워싱턴 D.C. 스미스소니언 예술산업관에서 주최한 '이건희 컬렉션' 전시 기념 갈라 만찬에도 참석하는 등 지한파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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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함께 한·미 양국은 지난해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기술 번영 협정(TPD)'을 체결했다.
이 협정은 반도체·첨단 기술·AI 기술 분야 협력을 확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미국 AI 기술 시스템을 해외 시장에 공급하는 협력도 포함됐다. 업계에서는 이번 신세계 프로젝트가 TPD 협력의 첫 민간 산업 사례라는 평가도 나온다.
◇ '엔비디아 GPU' 뚫었다… 풀 스택 인프라 구축
AI 데이터센터 경쟁의 핵심은 연산 능력이다. AI 모델 학습과 운영에는 막대한 연산 능력이 필요하며 이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장비가 바로 GPU다.
현재 전 세계 AI 데이터센터 경쟁은 사실상 엔비디아 GPU 확보 경쟁으로 요약된다. 리플렉션 AI는 지난해 엔비디아 등으로부터 20억달러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80억달러를 인정받았다.
이는 단순한 투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 엔비디아 투자 기업은 GPU 공급망 접근성이 높기 때문이다.
신세계와 리플렉션 AI는 확보한 GPU를 기반으로 AI 클라우드·AI 모델 서비스·맞춤형 AI 솔루션을 제공하는 '풀 스택 AI 팩토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 '데이터 주권' 지키는 한국형 소버린 AI 팩토리
이번 프로젝트는 이재명 정부가 추진 중인 소버린 AI(Sovereign AI) 전략과도 맞물린다. 소버린 AI는 국가가 데이터·AI 모델·AI 인프라를 독립적으로 통제하는 AI 체계를 의미한다.
리플렉션 AI는 '오픈 웨이트(Open-Weight) AI 모델' 개발 기업으로 알려져 있다. 이 모델은 시스템 구조 변경·데이터 독립 관리·맞춤형 AI 구축이 가능해 데이터 주권 확보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세계는 이를 기반으로 국내 공공기관과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AI 클라우드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다.
◇ 커머스에 AI를 입히다… 신세계의 빅픽처
신세계의 이번 투자는 기업 전략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그동안 신세계는 백화점·대형마트·이커머스 중심의 유통기업이었다.
그러나 AI 데이터센터 구축은 AI 인프라 기업으로의 전략적 전환을 의미한다. 신세계는 국내 유통기업으로 확보한 방대한 고객 데이터·전국 오프라인 매장·온라인 플랫폼을 AI와 결합해 개인화 쇼핑·자동 재고 관리·스마트 물류 등 새로운 유통 모델을 창출할 수 있다.
신세계는 특히 AI 에이전트 기반 커머스를 핵심 전략으로 제시했다. AI가 고객을 대신해 상품을 선택하고 결제와 배송까지 처리하는 차세대 자동화 쇼핑 서비스다.
신세계는 또 유통과 물류 운영 전반에 AI를 적용한 '리테일 AI 풀스택(Retail AI Full-Stack)'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신세계는 미래 유통 환경에 맞는 '이마트 2.0' AI 커머스 체계를 구현하겠다는 구상이다.
◇ 한·미 AI 동맹, 글로벌 '인프라 허브' 도약 신호탄
현재 세계 AI 산업 경쟁의 핵심은 데이터센터·GPU·전력이다. 미국 빅테크(대형 기술기업)들은 이미 수백억 달러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AI 수출 프로그램을 통해 동맹국 중심 AI 인프라 네트워크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이재명 정부도 'AI 3대 강국'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에 따라 신세계와 리플렉션 AI 프로젝트는 미국 AI 기술·한국 산업 인프라·글로벌 AI 시장을 연결하는 새로운 협력 모델이 될 수 있다. 양사는 연내 조인트벤처(JV)를 설립하고 데이터센터 구축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정 회장은 "AI는 미래 산업과 경제, 인간의 삶 등 모든 분야를 총체적으로 변화시켜 AI 없는 미래 산업은 생존 불가능하게 될 것"이라며 "리플렉션AI와의 데이터센터 건립 협업 프로젝트는 신세계의 미래 성장 기반에 토대가 되는 것은 물론 국내 산업 전반의 AI 생태계 고도화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스킨 CEO는 "한국은 세계적인 AI 강국으로 미국의 강력한 동맹"이라며 "신세계와 함께 우리는 한국이 주체적으로 진화시켜나갈 수 있는 AI 인프라를 창출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