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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우주 성과 강조한 방사청… 다시 고개 든 ‘KAI’ 민영화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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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필현 국방전문기자

승인 : 2026. 03. 23. 17:27

이용철 방사청장 "지연 사업 갈아엎는다"
수출기업 대전환 통한 '방산 4강' 시너지
일각 기술 축적·항공 주권 약화 우려도
0323 KF-21
경남 사천 KAI 본사에서 'KF-21' 양산 1호기 출고식을 앞두고 있다. /제공=공군
"방산을 '조달 행정'에서 '산업 경쟁'으로 바꾸겠다"는 선언은 조직 개편을 넘어선다. 지난 19일 기자간담회에서 드러난 이용철 방위사업청장의 메시지는 속도·수출·구조 개편, 세 단어로 압축된다. 이 기준을 그대로 대입하면,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민영화는 선택이 아니라 정책 수단에 가깝다.

핵심은 "지연 사업은 갈아엎는다"는 발언이다. KAI의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의사결정 속도다. 반복 유찰, 사업 지연, 책임 회피는 공공 지배구조의 전형적 한계다. 방사청이 '고의 지연 차단'과 '성과 중심 관리'를 강조해도, 기업 자체가 느리면 수출 경쟁은 불가능하다. 이 지점에서 민영화 논리는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제도가 아니라 '조직의 속도'를 바꾸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수출 4강 전략과의 정합성도 분명하다. 이용철 청장은 방산 수출을 '목표 사업을 관철하는 딜 중심 산업'으로 규정했다. 문제는 KAI다. 항공기 수출은 기체만이 아니라 엔진·전자전·무장·후속군수까지 결합된 '시스템 산업'이다. 단일 기업으로는 한계가 뚜렷하다.

변화는 양면적이다. 이용철 청장이 드론·국방 반도체를 취약 분야로 지목하며 신속획득과 R&D를 강조한 것은 '플랫폼 중심'에서 '기술 중심 방산'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민영화 이후 KAI가 민간 자본과 결합하면 AI·반도체·무인체계와의 융합 속도는 빨라질 수 있다.

반면 리스크도 명확하다. 유인 전투기 중심의 기존 사업 구조는 '유·무인 복합 전장'으로 재편되는 흐름 속에서 우선순위가 밀릴 수 있다. 민영화가 속도를 높이는 대신, 장기적 기술 축적과 항공 주권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다.

결국 쟁점은 민영화 '여부'가 아니라 '구조'다. 하나는 수출 최적화 모델이다. KAI를 대기업 방산 그룹에 편입시켜 속도와 패키지 경쟁력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수출은 급증할 수 있지만 독자 기술 기반은 흔들릴 수 있다.

이용철 체제의 선택은 전자에 가깝다. 속도, 성과, 수출. 그러나 마지막 질문은 남는다. 수출 4강인가, 항공 주권인가. 두 목표는 겹치지만, 충돌 지점도 분명하다. 지금 방사청은 '속도'를 택하고 있다. KAI 민영화는 그 선택이 어디까지 허용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시험대다.
구필현 국방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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