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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배한 적수 아니다”…이란, 4주 공습 속 미사일 유지·경제는 버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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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승인 : 2026. 03. 30. 10:39

美·이스라엘 4주 폭격에도 발사 능력 유지...적중률, 오히려 상승
핵심 생산시설 4곳·발사기지 29곳 타격…전문가 "영구 무력화 어려워"
40년 내공 '저항 경제' 전시 충격 흡수…유가 상승, 역설적 호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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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미군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E-3 센트리' 조기경보통제기(AWACS)./AFP·연합
미국과 이스라엘의 4주간 공습에도 이란은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통한 타격 능력을 유지하며 전장 영향력을 이어가고 있다.

미사일과 드론의 발사 횟수는 감소했지만, 적중률은 상승하는 등 전술 변화가 감지되며, 이란이 '적응' 단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동시에 수십 년간 구축한 '저항 경제(resistance economy)'는 전시 충격 속에서도 작동하며 체제 생존을 지탱하고 있다.

◇ 이란, 공습 속 미사일 발사 지속…트럼프 전력 약화 평가와 괴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이란의 군사력을 사실상 완전히 궤멸시켰다고 선언하며 이란을 '이빨 빠진 적수'로 묘사했다.

그러나 최근 며칠간 이스라엘과 걸프 국가들을 겨냥한 일련의 공격은 이란이 여전히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적에게 타격을 입힐 충분한 미사일과 드론을 보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날 사우디아라비아 미군 기지 타격으로 수십 명의 병사가 다쳤고, 오만 항구와 쿠웨이트 국제공항에 드론이 날아들었으며, 아부다비 알루미늄 시설 직원들이 미사일·드론 공격에 부상을 당했다.

미국 싱크탱크 워싱턴연구소 파르진 나디미 선임연구원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작전이 이란 지도부 제거와 다수 군사시설 파괴, 공군·해군 거의 완전 궤멸에는 매우 효과적이었지만, 이란의 성공 지표는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이스라엘, 미군 기지, 걸프 국가들에 계속 발사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평가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9일 보도했다.

나디미 연구원은 "이란은 하루 약 20~30발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으며, 일부는 발사 전 식별이 가능한 대형 액체연료 미사일"이라고 밝혔다.

한 미국 관리는 NYT에 이란이 여전히 수천 기의 샤헤드(Shahed) 드론과 수백 기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란의 군사 역량에 관한 미국의 정보 수집에 한계가 있어 정확한 수치를 파악하기 어렵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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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저녁(현지시간)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은 이란 테헤란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다./신화·연합
◇ 이란 핵심 미사일 인프라 타격…"완전 무력화는 불가"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이날 위성 영상 분석과 전문가 검토를 토대로, 개전 4주 만에 이란의 핵심 탄도미사일 생산 시설 4곳과 발사 기지 최소 29곳이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생산 시설 4곳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와 이란 국방부가 관할하는 호지르(Khojir)·파르친(Parchin)·하키미예(Hakimiyeh)·샤흐루드(Shahroud) 군사 단지다.

WP에 따르면 이들 시설은 미사일 추진제 생산과 무기 조립을 담당하며, 이번 피해는 지난해 6월 이스라엘의 12일 전쟁 당시와 2024년 10월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때보다 훨씬 심각하다.

미국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소(CNS)의 짐 램슨 선임연구원은 "추진력이 없으면 미사일은 날아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위성 영상을 분석한 전문가들은 이란이 시설이 재건될 때까지 단거리·중거리 탄도미사일 생산 능력이 사실상 중단된 것으로 평가했다고 WP는 전했다.

발사 기지 측면에서도 피해는 상당하다. WP는 이란 내 탄도미사일 발사 기지가 약 30곳으로 추산되는 가운데, 최소 29곳이 공습 피해를 입었다고 보도했다.

대부분의 기지는 산비탈을 뚫은 터널을 통해 접근하는 지하 미사일 저장 시설을 갖추고 있는데,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은 이 터널 입구 다수를 막아 지하 미사일에 대한 접근을 차단했다고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같은 타격의 효과가 일시적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제인스(Janes) 보안정보업체의 분석가 제러미 빈니는 "이론적으로는 기지를 무력화할 수 있지만, 이란은 계속해서 파내고 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의 비상주 학자 니콜 그라예프스키는 "정권이 생존하는 한 이란이 미사일 전략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미사일은 여전히 공격자에 대한 최후의 억지력이자 기반적인 군사 전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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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의 미군 '프린스 술탄' 공군기지에 대한 이란의 미사일 공격으로 파괴된 'E-3 센트리' 조기경보통제기(AWACS)./AFP·연합
◇ 발사 줄고 적중률 상승…이란 전술 진화

스팀슨센터 켈리 그리에코 선임연구원은 이란의 발사 횟수가 줄어든 것이 역량 감소가 아닌 전술 변화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고 NYT는 보도했다. 그리에코 연구원은 오픈소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전쟁이 진행될수록 이란의 미사일 명중률이 높아져 3월 10일 이후 두 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적은 적응한다"며 "우리는 패배한 적이 아니라 적응하고 학습하며 전략 실행에 충분한 피해를 입히는 적을 상대하고 있을 수 있다는 징후가 있다"고 경고했다.

그리에코 연구원은 미군이 이란의 활동 감소를 역량 감소로 오인했을 수 있으며, 이란이 미사일을 재배치하거나 새로운 정보·감시·정찰(ISR) 정보를 타격 결정에 통합하면서 공격 속도를 늦췄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스위스 제네바대학원의 이란·무기체계 분석가 파르잔 사베트도 NYT에 이란이 더 민감하고 이목을 끄는 표적을 겨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일 약 4000㎞ 거리의 인도양 디에고 가르시아 미·영 합동 기지와 21일 이스라엘의 핵 연구 시설에서 불과 16km 떨어진 디모나에 대한 타격이 그 예다.

그는 불안감과 불안정성이 일단 조성되면 "하루에 수천 발이나 수백 발을 발사할 필요 없이, 수십 발의 성공적인 침투만으로도 충분할 수 있다"고 말했다.

Iran Daily Life
한 이란 시민이 29일(현지시간) 테헤란의 전통 그랜드 바자르 인근에서 식료품을 사고 있다./AP·연합
◇ 이란 '저항 경제' 유지…전쟁 속 공급망 작동

이란이 수십 년에 걸쳐 구축한 '저항 경제'가 전시의 충격을 상당 부분 흡수하고 있는 것도 이란 정권이 전쟁을 이어가고 있는 배경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란이 의약품·자동차 부품·생활 가전 등 수입이 어려운 제품을 국내에서 제조하고, 수백 기의 발전소를 전국에 분산 배치했으며, 제재를 우회하기 위해 물물교환 방식으로 식량·기계류와 석유를 교환해왔다고 보도했다.

영국의 이란 경제·제재·무역 분석 전문 싱크탱크 보르스앤드바자르재단의 에스판디야르 바트만겔리지 대표는 FT에 "이란 경제가 이번 전쟁으로 충격을 받는 것은 틀림없지만, 경제 위기가 이란 국가를 무너뜨릴 요인이 될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란 경제의 생명선은 석유 수출이 아니다"며, 금속·화학·식품 등 여타 상품 수출로 월 20억달러를 벌어들일 수 있다고 밝혔다.

Iran Daily Life
29일(현지시간) 찍은 이란 테헤란의 전통 그랜드 바자르 모습./AP·연합
FT는 또 미국·이스라엘의 공습이 이란 경제에 역설적인 호재를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브렌트유 가격이 지난 한 달간 배럴당 100달러를 웃도는 상황에서, 이란이 수백만 배럴의 원유를 계속 수출해 하루 1억40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이란의 한 에너지 부산물 거래 업체 고위 관계자는 "유가 상승은 이미 이란 경제를 도왔고 전쟁 비용의 일부를 보상해줬다"고 말했다.

다만 미국 버지니아공대의 이란 출신 경제학자 자바드 살레히-이스파하니는 "이 정도의 파괴와 폭격이 있고서 10년 이상 뒤처지지 않을 수는 없다"며 전쟁 이후 이란의 회복 길이 험난할 것임을 경고했다. 바트만겔리지 대표도 미국과 이스라엘이 민간 인프라, 특히 발전소 공격으로 전선을 확장한다면 "훨씬 더 심각하고 빠른 위기가 닥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만주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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