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 부총리 겸임·금융통 총리-부총리 기용
전문가 "집단지도 가정 더 이상 성립 안 해…베트남 정치 뉴노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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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방장관이 부총리 겸임…장관급 테크노크라트 대거 기용
8일 인준된 부총리 6명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인선은 정치국원인 판 반 장 국방장관의 부총리 겸임이다. '공안통' 럼 서기장이 국가주석을 겸직하는 과정에서 이뤄진 군부와의 타협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팜 티 타인 짜 부총리는 베트남 정부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총리라는 기록을 이어갔다. 비엣틴은행 회장 출신의 응우옌 반 탕 재무부장관도 부총리로 기용되며 흥 총리와 함께 금융 전문가 라인을 형성하게 됐다.
장관급에서도 테크노크라트 중용이 두드러진다. 신임 국가은행 총재에 팜 득 언 전 다낭시 인민위원장, 공상장관에 레 만 훙, 재무장관에 응오 반 뚜언이 각각 임명됐다. 르엉 땀 꽝 공안장관과 레 호아이 쭝 외교장관은 유임돼 안보·외교 라인의 연속성이 유지됐다. 레 민 흥 총리가 비운 당 중앙조직위원장 자리에는 응우옌 주이 응옥 전 하노이 당서기가 임명됐다. 럼 서기장의 측근이 당 인사권을 이어받은 것이다.
◇"집단지도체제란 가정, 더 이상 성립하지 않을 것"
서기장·국가주석·총리·국회의장이 권력을 나눠 가지던 '4기둥' 체제는 베트남 정치의 핵심 원리였다. 건국 지도자 호치민 이후 총서기와 국가주석을 정식 임기 동안 겸직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9월 정치국이 상임서기를 '핵심 지도자' 그룹에 추가해 '5인 체제'로 확대한 바 있는데, 럼 서기장의 국가주석 겸직으로 핵심 지도자는 다시 4명이 됐다. 하지만 권력의 무게추가 럼 서기장에게 크게 기운 만큼 사실상 3기둥 4인 체제가 된 셈이다.
알렉산더 부빙 미국 아시아태평양안보연구소의 교수는 로이터에 "베트남 내부 정치가 '뉴노말'로 전환될 것"이라며 "집단지도에 대한 가정을 포함해 기존의 많은 전제가 더 이상 성립하지 않게 됐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이를 "드문 수준의 권력 집중"이라고 평가했다.
◇ 권력 집중의 빛과 그림자
대니얼 크리텐브링크 전 주베트남 미국 대사는 AFP에 "또 럼이 전례 없는 권력과 영향력을 갖고 있어 개혁 프로그램이 성공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레 홍 히엡 싱가포르 ISEAS-유소프 이삭 연구소 선임연구원은 "권력 집중이 정치 체제에 리스크를 줄 수 있지만, 동시에 정책을 더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수립·시행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공안 출신 지도자에게 과도한 권력이 집중되는 것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부빙 교수는 "합의와 정당성의 부족이 더 큰 권위주로 이어질 위험이 가장 크다"고 경고했다. 럼 서기장·국가주석을 필두로 단기적 안정이 구축되더라도, 정책이 폐쇄적으로 흐를 경우 장기적으로 베트남에 해가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지난 1월 마무리 된 제14차 베트남 공산당 전당대회에서 결의한 방향과 정책 목표를 구체적인 성과로 전환할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새 지도부의 가장 큰 당면과제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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