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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전쟁 여파 ‘나프타 위기’…日정부 “4개월분 확보” 실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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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도쿄 특파원

승인 : 2026. 04. 12. 12:36

美-이란 정전합의에도 호르무즈 불안…日석유화학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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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이마바리 비축유 시설. 사진=연합뉴스
미국과 이란의 2주 정전합의로 호르무즈 해협 통과가 일시 허용됐지만, 실제 안전 여부와 향후 전망은 불투명하다. 이 가운데 일본 정부는 나프타 공급 차질 우려를 일축하며 "국내 수요 4개월분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동 의존도가 높은 일본 석유화학 산업은 이미 생산 감축에 돌입, 공급망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

나프타는 원유 정제 과정에서 추출되는 무색 투명 액체로, 열 분해를 통해 에틸렌·벤젠 등 기초화학제품의 핵심 원료가 된다. 이들 기초화학제품은 추가 공정을 거쳐 폴리에틸렌, 합성고무, 폴리에스테르 등으로 전환되며, 플라스틱·고무·전자부품·섬유 등 최종 제품으로 이어진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이를 '중간 제품'으로 분류한다.

일본 나프타 수급은 국내 생산 40%에 수입 60%로 구성되며, 수입분 중 UAE·쿠웨이트 등 중동 비중이 70%에 달한다. 일본 국내 정제 원유의 90%도 중동산이어서 실질 의존도는 더 높다. 호르무즈 해협 봉쇄 사태로 중동 나프타 유입이 차단되자 3월부터 미쓰이화학 등 주요 화학사들이 에틸렌 생산을 감축했다.

석유화학공업협회 쿠도 유키시로 아사히카세이 사장은 지난 3월 말 기자회견에서 "생산 현장 가동 중단을 최우선으로 방지 중이며, 각사별 신중한 판단을 내리고 있다"며 위기감을 드러냈다. 일본석유화학공업협회에 따르면 나프타 해외 조달 비중 60% 중 중동이 70% 이상을 차지해 해협 차질에 취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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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가와사키 원유관련 시설/사진=연합뉴스
5일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는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서 "일부 보도에서 '6월 나프타 공급 불가'를 지적했으나, 국내 수요 최소 4개월분을 확보했다"고 반박했다. 정부 설명에 따르면 이는 나프타 자체 비축이 아닌 해외 조달 2개월분, 국내 정유사 생산분, 폴리에틸렌 등 중간 화학제품 재고 2개월치를 합산한 수치다.

그러나 업계는 낙관을 꺼린다. 이란 전쟁 발발 후 나프타 가격은 66% 이상 급등했으며, 에틸렌 설비 12기 중 최소 6기가 감산 중이다. 미쓰비시케미컬·미쓰이화학·이데미쓰코산 등이 잇달아 생산 축소에 나섰고, 신에쓰화학은 "에틸렌 조달 제한으로 감산 불가피, 공급 전망 불투명"이라고 밝혔다. PVC 가격은 20% 상승했다.

일본 정부의 '4개월분 확보'는 비축 원유 방출과 대체 조달을 포함하지만, 석유화학업계는 "근본 해결책이 아니다"고 지적한다. 호르무즈 정전 2주 후 재봉쇄 가능성과 장기화 우려 속, 플라스틱·자동차 공급망 도미노 타격이 현실화 중이다. 도요타에 이어 닛산도 1200대 감산을 결정했다.

한국 독자 입장에서도 주목할 대목이다. 한국 나프타 수입 상위 3국(UAE·알제리·카타르) 비중이 51.6%로, 호르무즈 사태가 동북아 석유화학업 공급망 전체에 직격탄이 될 수 있다. 일본의 나프타 위기는 한국 산업 재편 변수로 직결된다.

최영재 도쿄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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